미국은 왜 화웨이를 공격하는가?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이용해 미국과 우방의 통신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의 통신장비 핵심 부품을 화웨이에 팔지 못하도록 해 화웨이를 고사시킬 수 있다.
1월28일 미국 법무부는 중국의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및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23가지 혐의로 기소. 혐의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 테크 기업의 기술을 훔쳤다는 것. 수년 전, 화웨이 직원이 미국 모바일 통신회사 T-모바일의 스마트폰 내구성 테스트 로봇인 태피(Tappy)의 팔 하나를 빼돌렸다가 적발된 바 있다.
또 하나의 주요 혐의는, 국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수출했는데, 그 대금 결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대형 은행을 속였다는 것. 사실은 화웨이 자회사인데 이를 감추기 위해 위장 법인으로 은행에 계정을 만든 뒤 자금을 돌리는 방법이다.
화웨이는 중국공산당의 일원인가
화웨이는 같은 이유로 미국 등 서방국가 처지에서는 견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으로 모든 인간과 사물이 연결되리라 예상되는 가까운 미래에, 그 인프라(5G)의 생산자가 하필 ‘중국 국적’의 기업이라는 점이 못마땅한 것. 만약 화웨이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나 영국 같은 서방국가 기업이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서방국가의 경우, ‘민간 영역’과 ‘국가 영역’이 법률이나 사회규범 차원에서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다고 믿어진다. 예컨대 민간 영역의 기업은 순수하게 ‘상업적 목적’ 아래 움직이는 것으로 간주된다. 기업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공식적 차원에서는 금지되거나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기업과 국가의 관계는 매우 모호하다. 명목상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민간 영역과 국가 영역의 분리가 서방만큼 뚜렷하지 않다. 국가의 구성 원리로 공산당이 사회·경제·정치를 전면 지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가 국제정치적 목적에 따라 자국 기업인 화웨이를 움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예컨대 화웨이가 다른 나라에 깔아놓은 통신망에 백도어(back door: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를 심어 기밀 정보를 빼돌리거나 유사시엔 상대국의 통신체계를 망가뜨리게 명령할 수 있다고 의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