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매각땐 금호타이어 안 쓰겠다"
매각 장기화로 어수선한 금호타이어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일부 완성차업체들 사이에서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넘어가면 금호 제품을 쓰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 지난해 생산 차질 등으로 해외시장에서 고전한 금호타이어는 향후 국내 공급마저 줄어들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산차업체 영업담당자들 사이에서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될 경우 자사 자동차에 금호타이어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호 브랜드가 향후 더블스타로 바뀌면 제품 이미지와 신뢰도 하락으로 금호 제품을 쓸 수가 없다는 것. 게다가 최근 매각에 제동을 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으로 팔리면 완성차업체에서 금호 물건은 안 쓰겠다 하는 곳들이 있다"며 "당장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만약에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를 쓰지 않고 자기네 브랜드를 타이어에 부착하면 공급 중단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다" 자동차업계도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금호타이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는 전 세계 타이어 시장 30위권의 업체로 기술력과 품질 수준이 유명 브랜드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럭 등 상용 타이어 전문업체로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결국 금호 제품이 더블스타 상표를 달고 팔리게 되면 완성차업체들은 자사 자동차의 상품성 저하와 소비자의 불만 폭주로 금호 제품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전이 진행 중이라 두고 봐야겠지만, 더블스타 브랜드로 금호타이어가 공급되면 우리 자동차에 금호 제품을 장착하는 것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 "소비자들은 더블스타 브랜드를 잘 모르고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에 바로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간 M&A(인수합병)에서는 피인수 후에도 상표권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금호는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타이어 기업으로, 더블스타가 당장 금호 브랜드를 버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