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vs 애니·맥주"…한일 대표제품 상대국서 서로 히트
작년 한국 화장품 수출증가율 50%…일 10대 48% "한국 패션 참고"
일 맥주·애니메이션 한국서 대인기.
에뛰드 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위안부와 소녀상 등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반일과 혐한 등 한·일 양국관계는 불편한 상태가 계속되지만, 소비제품과 문화 콘텐츠 등은 상대국에서 서로 공전의 인기를 얻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 보도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과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는 반면 일본 맥주와 애니메이션 등은 한국에서 공전의 인기를 얻는 등 제3의 물결이 밀려 오고 있다. 양국 사이에 소비의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패션거리인 도쿄(東京) 하라주쿠(原宿) 다케시타(竹下)거리 한 복판에 새로 문을 연 핑크색 가게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작년 12월 오픈한 "에뛰드 하우스"와 올해 5월 문을 연 "스타일 난다"로 한국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 가게. 이들 점포가 일본의 패션 성지의 모습을 바꿔 놓고 있다.
이 일대는 평일 저녁 무렵이면 학교를 마친 소녀들로 넘쳐난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오자와 마리에(18)는 "한국 화장품은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눈썹문신'같은 장르에 놀랐다" 눈썹 문신은 간단히 바르고 지울 수 있는 젤 타이프의 눈썹 화장품. 우쓰노미야(宇都宮)에서 온 여고생 유카이 린코(17)는 "파스텔컬러인 일본 화장품보다 개성이 확실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아주 좋아한다" 외국 화장품이라면 유럽과 미국제품을 당연시하던 일본 화장품 시장에 한류 화장품이 밀려들고 있다. 작년 한국 화장품 수입은 약 146억 엔(약 1천460억 원). 국가별로는 5위였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약 50%로 주요국 중 두드러지게 높았다.
에뛰드하우스는 반년 새 "시부야(澁谷) 109" 등에 4개 점포를 냈다. 연내에 2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운영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마쓰이 리나 사업부장은 "화장을 놀이로 즐기는 컨셉이 중고생들에게 먹히고 있다"말했다. 2003년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를 계기로 일었던 한류 붐은 중장년 여성들이 주역이었다.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에 대해 당시 이상의 동경을 품고 있다. 플리마켓 앱이 1천7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패션에 참고하는 국가"를 조사한 결과 20대의 26%, 10대는 무려 48%가 "한국"을 꼽았다. 미국, 프랑스를 제치고 단연 수위. 한국에서 일본 제품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는 시세이도(資生堂)의 "클레 드 포 보테" 등 고가제품이 부유층에게 인기. 여기에 근년 폴라 오비스 홀딩스의 "쓰리" 등 20대를 겨냥한 중견 브랜드도 한국에 진출. 작년 한국에 대한 일본 화장품 수출액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
음식료 제품으로는 일본 맥주가 최고 인기상품이다. 관광객이 붐비는 서울 시내 번화가에 아사히맥주가 오픈한 여름에만 운영하는 "슈퍼 드라이"바에는 사람들이 무리 지어 몰려든다. 다른 회사들도 한국 진출에 적극적. 기린맥주는 후쿠오카(福岡) 현에서 생산한 맥주를 해로로 수송하고 있다. 벚꽃과 단풍 패키지로 고급품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삿포로맥주도 이 대열에 합류해 작년 일본맥주의 한국 수출은 53억 엔(약 530억 원)으로 2013년에 비해 거의 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