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이크론, 하반기부터 QLC 기반 SSD 공급
IHS 마킷 “2~3년 내 QLC가 업계 주류 기술 될 것”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낸드플래시 기업들이 올해부터 쿼드레벨셀(QLC·Quad Level Cell)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마이크론, 인텔 등이 Q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SSD)를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96단 3차원(3D) 낸드플래시에 QLC 기술을 적용한 SSD를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 QLC는 1개의 셀에 4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트리플레벨셀(TLC)보다 셀의 집적도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낸드플래시는 한 셀에 1비트에서 3비트 사이의 정보를 담는다. 가령 1990년대까지 가장 보편적이었던 싱글레벨셀(SLC)는 셀 하나에 1비트를 담을 수 있는 기술이다. 2비트를 담는 멀티레벨셀(MLC) 방식은 2000년대 들어 가장 흔히 쓰였고, 현재는 TLC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셀 하나에 다수의 데이터를 집어넣기 위해선 그만큼 공정이 미세화 되야 한다. SLC는 1개의 셀에 1과 0를 구분할 수 있는 2개의 게이트를 갖추면 되지만, MLC는 4개, TLC는 8개로 세분화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개발 및 제조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동일한 크기의 웨이퍼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 올해 상용화를 준비 중인 QLC는 TLC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이다. 아직까지 QLC 제품을 상용화한 사례는 아직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의 기본 단위인 셀은 아주 미세한 공간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비트를 담게 될 경우 셀 자체가 무너지거나 오류를 일으킨다"며 "QLC 역시 구현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과 인텔도 QLC를 내세우며 삼성전자 추격에 나섰다. 최근 두 회사는 첫 QLC 기반 SSD 제품을 데이터센터용으로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론의 기술 개발 담당 최고 부사장 스콧 디보어 마이크론 부사장은 “64층 4비트 낸드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TLC와 비교해 33% 더 높은 집적도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업체 모두 QLC 기반 SSD의 구체적인 공급 시기나 고객사, 가격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도시바 역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QLC 기술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QLC 기술 개발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온 도시바는 이미 지난해에 768Gb 64층 QLC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대량 양산 기술을 확보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연내 QLC 기술을 96단 3D 낸드에 접목해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사와 공급 시기를 논의 중인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기업용 SSD 제품을 중심으로 QLC 기반 SSD를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IHS마킷은 QLC 낸드가 2018년에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후 점차 시장 비중을 높여 연말까지 전체 시장의 5.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QLC낸드는 2021년에는 3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 TLC 방식과 함께 낸드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TLC낸드를 비롯해 앞으로 나올 QLC 낸드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민규 기자
durchma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