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그리스 아테네에 R&D(연구·개발) 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테슬라는 유럽에서 영국, 독일, 네덜란드 외에 투자한 나라가 없었다. 네 번째 투자처로 8년째 구제금융에 의지하는 그리스를 고르자 의아하다는 말이 나올 법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그리스는 전기모터 기술이 축적된 나라"라며 "유럽 남서부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돈 냄새' 잘 맡는 머스크의 이런 결정은 그리스 경제에 다시 볕 뜰 날이 다가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테슬라뿐 아니다. 글로벌 큰손들이 속속 그리스에 들어가고 있다. 네덜란드계 대형 유통 체인 스파(Spar)가 이달 들어 크레타섬에 수퍼마켓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스파는 그리스 전역에 수퍼마켓 350개를 신설할 예정이다.
◇오는 8월, 8년 만에 구제금융 졸업퍼주기식 복지제도 확대, 공공 부문 비대화로 나라 살림이 망가지던 중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만나 좌초했던 그리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연금 개혁, 공무원 축소를 앞세운 허리띠 졸라매기가 효과를 보며 서서히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IMF 전망치) 성장하며 순항할 예정이다.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2014년만 제외하고 쭉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졌고, 재정 위기가 극에 달한 2011년 성장률이 -9.1%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무엇보다 오는 8월 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하게 된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EU와 IMF로부터 3260억유로(약 428조원)를 빌려와 연명해 왔다. 하지만 8월부터는 구제금융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나라 살림을 꾸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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