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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02 17:36
경제 철학 외전. 제국의 운영 로마 - 1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3,781  

 안녕하세요. 오늘 주제는 조금 다른 분야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경제분야라고 하긴 힘들지만,
설명중에 경제관련 부분이 다수 들어가게 될테니, 아주 상관이 없는 분야라고 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주제는 제국의 경제 운용 이라는 주제를 다루어 볼가 합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두 제국 로마와 대영제국을 통해 오늘의 미국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우선 설명하고 싶은 역사상 제국은 '로마' 입니다.

로마는 볼래 페니키아인들이 정착한 땅에 에투누리아 그리스인들이 섞여 탄생한 라틴인들이 중심이 되는 국가였습니다. 이들은 원래 농민 중심의 사회를 이루죠. 영화 '대부'에 보면 시칠리아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가 보이는데 유력자에게 청탁하면 유력자가 사회적인 약자를 보호하면서 필요에 따라 유력자의 요구에 협조하는 관습이 보입니다. 사회의 유기적인 응집력 결속이 생기는 모습이기도 하죠. 초기 로마도 이와 유사한 문화를 가지고 있엇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은 그들의 초기 군제가 증명하죠. 하스타티, 프린케피스, 트리알리로 구성된 중보병은 로마 사회를 그대로 옴겨놓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평민 -> 하스타티, 중장년의 베테랑 평민-> 프린케피스 , 사회지도층 부유층 -> 트리알리 의 편제입니다.
 이들은 효율적인 전투술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은 로마가 주변으로 세력을 확장할수 있는 군사적 기반이 됨니다. 로마가 점차 세력이 커가면서 주변의 군소 세력을 흡수합니다.

 로마의 저력은 군사적인 우위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그 군사적인 우위는 로마 사회의 응집력의 결과였죠. 그런데 바로 이 응집력이 군사적인 성과에 의해서 약화되기 시작합니다. 로마가 승리하고 새로운 영토를 얻고 전쟁포로를 노예로 만들자 이들은 새로운 생산력을 추가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식량값이 싸지게 되죠. 그런데 로마 사회는 본래 농업중심 사회라 자영농이 많았습니다. 이 젊은 자영농들이 군대의 중추인 하스타티나 프린케피스가 되죠. 농업 생산물의 가격이 싸지자 점차 자영농들의 경제적 지위가 약화됩니다. 파산하게 되는거죠. 

 전에 경제 철학에서 설명드린것처럼 사회의 경제적 요인이 바뀌면 부가 집중되는 효과가 있고, 실업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옴니다. 로마의 경우엔 새로운 영토와 노예 생산이라는 요인이 로마 사회의 변화 요인이 된것이죠. 그래서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소위 반란이 일어남니다. 이것이 성산사건이라는 것이죠.

 그 결과 원로원에 의해 지배 받던 로마 공화정은 새로운 제도 호민관과 평민회를 만들게 됨니다.
일정의 타협의 결과죠.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수습한 로마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동인이 해결된 것은 아님니다.

 로마가 세력을 키워가면서 주변의 세력이 로마를 경계하게 되고, 이것은 필연적인 충돌을 불러옴니다. 북부의 골족과 남부의 그리스 세력과도 싸워야 했죠. 로마는 이들을 복속시킴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더 많은 생산력이 추가되고 이것은 자영농을 더 궁지로 몰아넣죠.

 로마가 카르타고와의 전쟁을 끝내는 시점에서 로마의 경제적인 문제는 사회의 근본적인 성격마저 바꾸어 놓았습니다. 농업중심의 그래서 자영농이 협동사회였던 로마는 사라지고 이제 유력자들이 거대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재벌중심의 사회가 되죠.

 그라크수 형제는 급진적인 개혁을 시도하지만 둘다 암살당합니다. 이때부터 호민관과 평민회는 유명무실해 집니다. 하지만 로마 사회는 다수의 토지에서 유리된 농민 실업자와 군인 실업자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죠.
하지만 사회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들에게 고용을 제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에 설명드린데로, 디플레이션은 돈이 부족한것이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것입니다. 일종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죠. 거대한 부를 소유한 원로원의 유력자들은 그래서 사회적으로 돈을 써야만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됨니다. 로마가 과소비와 향락을 일삼은 것은 이들이 원래 부터 유흥문화에 익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책적으로 장려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원로원의 존재 자체가 돈의 회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원로원에 들려면 사회적인 명성을 쌓아야 했고 그 명성은 일종의 기부에 의해서 만들어 집니다. 이를테면 부자가 되고 그 부를 공공사업을 위해 기부하죠. 그럼 누구의 기부에 의해 지어졌다는 이름이 붙거나 비석이 생기고 건축물이 생김니다. 그런식으로 시민들의 호감을 얻고 그것이 원로원에 진출하는 기반이 되죠. 

  원로원 시스템이 일종의 부의 회전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였던 거죠. 하지만 기부만으로 사회 문제가 해결될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좀더 능동적으로 돈을 돌리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제국으로 로마가 변해가기 전 로마의 군대는 사실상 재벌들의 사병화 되어 있었고 그래서 시저나 브루투스의 군대 크락수스의 군대는 로마군이기 이전에 그들 가문의 군대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거대한 군대를 만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승리해서 새로운 토지나 노예를 구하면 이것을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였죠. 새로운 영지와 노예가 생길때 이것은 새로운 투자의 대상이 되고, 유력자들이 이것을 팔면 그 돈을 군대의 유지비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를테면 이쯤에 들어서 로마의 군대 그리고 정복은 일종의 사업이 된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로마는 군제를 징병이 아닌 모병으로 전환하게 됨니다. 사병화된 거대한 가문의 군대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로마의 실업문제, 로마는 거대 가문들의 내전이 가까워지고 있었죠. 시저는 이런 상황속에서 등장한 인물입니다. 어짜피 원로원은 기득권을 지키느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테니, 차라리 전문적으로 정복사업을 할 권력을 만들어 내서 전쟁을 하고 그 성과물을 통해 투자를 유치함으로서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겟다는 것이죠.

 물론 시저는 초기 거대 재벌가문간의 일종의 담합을 통해 원로원보다 강력한 권력체제를 만들여고 하지만 이것은 실패하고 시저는 암살당합니다. 이후 내전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아우구스투스에 이르러서야 로마는 제국으로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죠.

 따라서 제국로마는 일종의 거대한 군사집단과 내부적인 거대 경제 세력들의 연합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빠름니다. 물론 아우구스투스는 이런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만일 전쟁이 없을 경우 정부가 사회사업 
가령 거대한 토목사업이나 콜로세움의 경기를 통해 로마시민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며 디플레이션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는 돈으로 귀결되죠. 그래서 제국로마시절 금화를 주조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정부가 원로원에게 무리한 조세를 하려다가 내전이 발생하는 것 보단 금을 독점해 금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는 것도 알고 있었죠.

 본질적으로는 자영농을 복구시키는 것이 해결방법이지만, 오늘날의 문제처럼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에 차선을 택해서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이죠. 황제가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졋다고 해도, 그래봐야 1명의 사람일 뿐이고 원로원으로 대변되는 재벌들을 모두 굴복시킬 정도로 강한 권력은 없었습니다. 만일 황제가 그런식으로 사회를 운영하려고 하면 단순히 다른 사람이 황제가 되곤했죠. 로마는 이후 계속 팽창합니다. 브리타니아 갈리아 게르마니아 이집트 페르시아 아랍까지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내죠.

 그러다가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이르러 정말 중대한 변화가 생김니다. 전쟁을 그만 하겟다고 선언한것이죠.
로마의 시스템상 전쟁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경제활동' 이었습니다. 전쟁을 그만하자 토지와 노예라는 투자의 대상이 사라졌고, 유력자들이 가진 유동성을 흡수해서 사회에 회전시킬 방법이 사라진것과 같았습니다.

 이때부터 로마는 쇠락을 걷기 시작합니다. 유력자들이 돈을 쓰지 않자 디플레이션에 빠지죠. 그래서 로마 정부는 돈을 찍어내서 경제를 회전시키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기엔 금의 출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금의 순도를 낮춘 주화를 찍어내죠. 그럼 이 돈이 유통이 될까요? 돈의 가치가 낮아지게 됨니다. 상인들이 거래를 거부하죠. 지방의 유력자들이 보기엔 중앙정부가 하는 짓은 일종의 사기로 보임니다. 그래서 중앙과의 거래를 거부하며 점차 독립적으로 움직이려는 성향을 보임니다. 일종의 봉건제로 가는 기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거죠. 노예와 자영농을 소작농으로 흡수하며 독립적인 사병조직을 가지게 됨니다.

 중앙의 로마정부가 써야할 농작물과 생산품의 거래를 지방이 거부하기 시작하자 중앙의 물품이 부족해 짐니다. 그래서 중앙이 더 돈을 찍어내면 물가만 끌어올리는 현상이 발생하죠. 일종의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경제학 책에 적혀있는 로마 후기의 인플레이션은 사실 디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현상입니다. 황제의 잘못이 아니죠. 시스템의 결과였습니다.

 로마는 2번의 전투에서 매우 치명적인 패배를 당합니다. 한번은 칸나에 로마 시민의 1/4이 사망하죠. 하지만 이겨내고 카르타고를 굴복시키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로마는 칸나에 정도의 병력이 전사한 아드리아노플의 패배를 이겨내지는 못합니다. 두전투의 복기도는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임니다. 전형적인 포위 섬멸전이죠. 그런데 그 결과에 대한 로마의 대응과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초기 로마는 그정도의 손실을 회복할 저력, 즉 사회적인 응집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후기의 로마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거대한 제국을 이룬 로마지만 사회적인 응집력은 사라졌고, 돈을 회전시킬 방법도 잃었기 때문이죠. 

 이후의 역사는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로마는 붕괴되고 최초의 서구인에 의한 '자유시장경제' 기반의 거대 제국은 역사상 사라지게 됨니다. 이후 중세를 거쳐 대영제국으로 이어지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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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 16-10-03 22:51
   
인과관계가 이렇게 꿰어지는군요.. 한수 배우고 갑니다
멀리뛰기 21-01-01 20:58
   
경제 철학 외전. 제국의 운영 로마 - 1 감사합니다.
     
유기화학 21-03-28 13:24
   
222
멀리뛰기 21-01-08 10:53
   
경제 철학 외전. 제국의 운영 로마 - 1  잘 보았습니다.
     
유기화학 21-03-28 13: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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