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연두교서가 나오고, 내년 미국 행정부 예산 계획이 나와봐야 트럼프가 어떻게 미국을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에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선거기간중 포퓰리즘적인 발언들을 한 것들을 얼마나 실제정책에 반영할 것인가는 그쯤에나 평가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 행정부의 회계 연도는 매년 10월 1일 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트럼프식 운영은 내년 10월은 되야 가능합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선례를 보건데, 자신들이 선거기간동안 주장하던 것을 정권 초기에 많은 부분 시도해야 정치적인 지지도를 확보할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자신이 선거기간동안 주장하던 것들을 선거이후 완전히 포기하고 기존 정책을 답습할 것으로 생각할수는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던지 그가 주장하던 것들을 시험하려고 하겟죠.
미국의 달러가 가지는 특수성 - 오직 미국의 달러로만 석유나 원자재등을 살수 있다.- 라는 기축통화로서의 특성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달러를 구하려는 '유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아보신 분들은 알겟지만, 미국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생산국에서 사는 것보다 더 싼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미국은 시장 규모다 크고, 중산층 이상의 구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차별정책의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낮은 가격이 책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달러를 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싼가격으로 미국시장에 소위 '덤핑'을 할 유인이 있죠. 그래서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인 이상, 이 같은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수요때문에 무역수지 적자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트리핀의 딜레마죠.
이런 현실 때문에 무역활동에 적합한 제조업분야에서 미국외 무역 상대국들은 미국에 싼값에 물건을 팔아 치우는, 그래서 미국내 제조업이 고사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1950년대 부터 지속된 문제죠. 1980년 폴볼커 의장이 미국내 금리를 올린 시점에서 미국내 제조업은 사실상 고사하고, 미국은 월가의 금융업 중심으로 세계와 미국을 운영해왔습니다.
미국은 일년에 무역적자를 수천억 달러를 보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도 보면 아시겟지만, 주식과 부동산 채권의 대주주를 미국계 은행과 투자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비단 한국 뿐이 아님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월가의 은행들은 배당수익을 거둘수 있죠. 이같은 현상은 기축통화로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입금되고 이 달러를 운용해 월가가 투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월가는 자신의 돈이 아닌 돈으로 이자를 받을 권리를 얻는 셈이죠.
다분히 불평등한 구조지만, 전에 설명했듯이, 이것이 소위 선진 기득권국가로서의 미국의 권익을 지키는 나름의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월가가 투자가 힘들면 미국채를 사면 됩니다. 그럼 국채를 통해 미국내 수요를 만들고, 시민들의 구매력을 보조하는 것이죠.
이런 시스템에서는 소위 금융쪽에서 달러의 운용을 통해 배당수익을 거둘수 있는 미국내 상위 1% 자산가나 회사 은행등은 빠르게 부자가 될수 있습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돈이 아닌 돈을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돈 벌이를 하는 셈이니까요. 반면에 전통적인 농업 제조업등 생산쪽에 있던 노동력을 제공하던 다수의 미국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됨니다. 그럼 이들이 할수 있는 일은 부실한 서비스업 계통이라던지 혹은 정부가 국채등으로 돌리는 미국만의 사업, 즉 군산복합관련 분야 입니다. 군인이 되는거죠.
1980년대 이후 미국내 블루컬러의 임금수준은 사실상 동결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론 떨어지고 있었죠. 그같은 현상은 신자유주의로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사실상 미국내의 노동자라고 해도 미국외의 노동자와 경쟁해야 하는 그래서 함부로 임금을 올릴수가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분명 1인당 GDP가 5만불에 달하는 부국이지만, 따지고 보면 일반 서민들은 GDP가 1인당 2만불도 안되는 사람들이 다수죠. 부익부 빈인빅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상대적인 부의 격차가 클수 밖에 없습니다. 부자들은 소위 달러의 특권을 이용해 재산을 뻥튀기 할수있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특수한 가능성이 있는 반면, 그래서 웨런 버핏같은 사람이 등장할수 있죠. 가난한 노동자는 자국내의 경쟁 뿐만아니라 달러의 특수성에 의해 발생되는 덤핑효과로 인해 임금하락 압력이 더해지기 때문이죠.
그래도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선 양호한 편인지도 모르겟습니다. 정안되면 미국정부가 국채로 돈을 빌려다 뿌려버리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사실 지난 40년동안 그런 방법을 써왔습니다. 그것도 힘들어지니 양적완화로 하고 있죠. 최근의 미국내 경제 성장이 양호한것은 셰일가스 이후 리쇼어링 덕분으로 신규 산업 분야가 생겨난 것은 아니고 미국내 생산비가 싸졋기 때문에 - 특히 에너지 부분에서 - 공장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덕분에 미국은 자국내 소비재를 자국안에서 생산하게 되었죠. 그래서 미국외 제조업 국가들은 미국에 내다팔 방법이 줄어든 것이구요. 디커플링이 되면서 미국은 고성장 나머지 세계는 저성장 디플레이션이 만들어졌습니다. 무역규모 경제성장률 등등. 미국의 셰일 특수를 다른 나라들은 시기어린 눈빛으로 지켜볼수 밖에 없었죠. 다극화 이야기가 나오고 다른 형태의 기축통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차원의 갈등이 깔려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여러가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그 주장중엔 결코 월가의 입장과 같이 갈수 없는 요인들이 많습니다. 가령 고립주의 보호주의 같은 것이죠.
트럼프의 말데로 미국내 실업자들을 일하게 하기 위해선 미국안에서 공장을 지어 고용을 늘리면 되겟지만, 앞서 말씀드린데로 미국외 제조업 생산국은 덤핑을 해서라도 달러를 구해야 하는 '유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건에서라면 미국내의 생산이 어려울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미국에서 생산한 것을 소비로 이어지게 하려면 관세로 보호장벽을 만드는 수밖에 없죠. 만일 미국이 보호주의를 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은 달러를 구할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국제 교역을 위한 '수단'이 말라버리게 됨니다. 그럼 다 공황에 빠지게 되죠. 이건 단순히 교환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죠. 그럼 사실상 미국외 다른 국가들은 연합해서 달러 이외의 기축통화를 만들자고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트럼프는 임기 4년짜리 대통령이고, 달러는 수십년 공을 들여 기축통화의 자리에 올리고 지켜온 것이죠. 미국의 헤게모니 그 자체인지도 모름니다. 그런데 겨우 임기 4년짜리 대통령따위가 함부로 내칠 것이 아니죠. 정 트럼프가 이런 식으로 몰고가면.. 모르겟습니다. 암살도 가능할걸요.
물론 트럼프의 행보를 보니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임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립서비스, 유대인들에 대한 우호적인 제스쳐, 동맹국들에 대한 통상적인 대화등등. 이 경우 트럼프는 보호주의는 사실상 포기하고 케인즈식의 사회사업을 통한 고용을 늘리는 방법을 주로 사용할 것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선 채권을 발행하게 되겟죠. 양적 완화는 자신이 거부한다고 했으나. 글쎄요.. 그 부분에서도 말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법인세를 인하하겟다고 햇으니.. 물론 그 유인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도 좀 있겟지만,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수가 없을 테고..
결론적으로 무역 장벽을 치지는 못할 것이고, 고용을 늘려야 하는데 사실상 사회사업을 주로 하게 된다.. 그럼 80년대 레이건 시대와 비슷하게 가게 됨니다. 이른바 쌍둥이 적자시대말이죠.
미정부의 채권 규모도 급격히 증가하고 무역수지 적자도 커지고... 머 이런식?
물론 이 과정에서 공화당의 주류와 많이 싸울것 같습니다. 민주당보다 오히려 공화당 주류와 말이죠.
이런 저런 고민을 통해 예측을 하자면, 트럼프는 여러가지로 초기의 약속과 다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보호주의는 실질적으로 집행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급격하게 1930년대의 양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현실적으로 타협가능한 정책을 선택하면 결국 쌍둥이 적자의 양상을 가지는 운영이 된다.
이 정도가 저의 개인적인 예상입니다.
물론 이와같은 정책은 자국내의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은 결국 잘못된 선택을 했었음을 깨닫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세계화의 추세를 완전히 거부하고 국경을 걸어잠그지 않는 이상은 1950년대와 같은 미국의 유복한 시대는 절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생각합니다.
4년후 연임은 힘들것이다. 라고 전 예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