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분당급 신도시 건설.. 전쟁속 신뢰지켜 "슈크람"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건설하고 있는 신도시에서 입주자와 학생들이 웃음을 짓고 있다.
'이라크 국민주택 100만가구 건설 프로그램 첫 사업',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건설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 이처럼 각종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수주 당시부터 화제였다. 101억불(한화 약 12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사 규모는 물론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전투 중인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였기 때문.
더욱 악화되는 이라크 상황에 못이겨 수많은 해외기업들이 개발을 포기하고 떠난 가운데서도, 한화건설은 최광호 대표이사가 직접 이라크를 방문해 사업에 열의를 보인 끝에 결국 공사 미수금 전액수령은 물론 21억불(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공사 추가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제는 오는 2019년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더욱 박차.
■세계 최대규모 PC플랜트 바탕으로 순차적인 주택완공
분당급 신도시(1830ha.550만평)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은 지금 아파트와 경찰서 등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이라크 정부 숙원사입인 국민주택 10만호 건설공사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공사와 학교나 병원 등 약 300여개의 공공시설을 짓는 사회기반시설 공사로 나뉜다.
현재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전체 공정률은 약 30%다. A타운에서 8000여 가구를 준공했고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완공된 주택을 인수해 입주를 주관하고 있다. 5000여 가구의 입주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른 타운에서도 각각 부지조성이나 기초공사.아파트 골조공사 등이 진행 중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 타운, 59개 블록 834개동이 생기며 60만명의 이라크 국민들이 거주하게 되는 초대형 신도시가 조성된다.
우승권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단장은 "내전 이후 현대화된 도시로써 이라크의 발전된 위상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 잦은 내전 등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한화건설이 이처럼 순차적인 공사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잠실운동장 3배 크기(66만㎡)인 세계 최대규모의 'PC(Precast Concrete) 플랜트'가 있기에 가능했다.
PC공법(건축물을 구성하는 기둥 등을 플랜트에서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공법)으로 규격 건축자재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보니 치안이 불안정한 이라크에서도 자재수급에 별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공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우 단장은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4년 4월 PC플랜트와 17개의 건축자재 생산공장을 건설해 자재수급 불안감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집중해왔다.
우 단장은 "당장 보도블록이 없더라도 현장에서 바로 찍어낼 수 있을 정도"라면서 "PC플랜트에서 생산하게 될 콘크리트 벽체와 슬라브의 길이를 합하면 1만3000km에 달하며, 이는 서울과 바그다드의 왕복거리 해당되는 엄청난 양" 이렇게 PC플랜트에서 생산된 건축자재들은 공사현장에서 빠르게 조립돼 순차적인 주택 건설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도시 건설 노하우' 살려 해외사업 확대 박차
한화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의 노하우를 살려 기존 해외 플랜트 중심의 단순도급 사업이 아닌 해외 신도시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기획 제안형' 방식의 해외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
저가경쟁을 벌여 발주처의 도급 공사를 따내기 보다는 직접 해외 정부에 신도시 개발안을 제안하고 수주하는 '고품질 사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과정에서 공사기획부터 설계나 조달. 시공 등을 해온만큼 이같은 경험을 적극 활용해 해외 신도시 개발 분야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우 단장의 설명.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해 3월 대우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건설사인 SAPAC사(社)와 컨소시엄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가 발주한 분당신도시 2배 규모(38㎢)의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건설공사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세부 설계 등을 협의 중. 이와 함께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에 버금가는 '제2.제3의 신도시' 건설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우 단장은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들의 재건이 시급한 이라크에서는 공기단축은 물론 경제성과 품질관리도 우수한 PC공법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이라크 정부와 국민들은 비스마야 신도시가 지어진 후에도 PC 플랜트를 비롯한 17개의 건축자재 생산공장을 활용하면 제2.제3의 신도시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