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태와 일본의 드라마 ‘감사법인’
정부가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 9천억 원을 포함한 5조 8천억 원을 추가 지원해 대우조선을 살리기로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문득 일본 드라마 '감사법인'이 떠올랐다. 일본 드라마 속의 감사법인인 JP회계법인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적발해 내 주주와 채권자에게 올바른 경영 정보를 전달한다.
대우조선사태에서는 외부감사인이었던 회계법인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방조하거나 묵인한 것이 확인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금융감독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 기업의 분식회계를 '감사인(회계법인)'이 눈감아 주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고 결국 그만큼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식회계는 금융권-기업-회계법인이 결탁한 '부패의 삼각고리'
2008년 일본 NHK가 방송한 토요드라마 '감사법인'은 6부작으로 1980년대 호황기에 만들어진 자산 버블이 1990년대에 꺼지면서, 호황기의 과잉투자가 고스란히 빚으로 남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의 대출은 부실채권이 됐다. 은행들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나섰고 신규 대출을 기피했다. 기업들은 자산이나 이익은 부풀리고 손실은 줄이는 방식으로 기업실적을 과장한뒤 금융권에 뇌물을 주고 대출금 회수를 막거나 신규 대출을 받고 있었고, 이런 분식회계를 눈감아 주는 감사인(회계법인)이라는 이른바 금융권-기업-회계법인이 결탁한 '부패의 삼각 연결고리'를 드라마는 고발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JP회계법인(감사인)이 서프라이즈마트의 재무제표가 5년간 실적보고를 허위로했다는 것을 발견하고 결산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시작된다. 이로 인해 서프라이즈 마트는 주가가 급락하며 상장폐지되고 결국 도산한다. 대우조선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혈세가 다시 투입되는 만큼 먼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었던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 경위에 대한규명은 제대로 한 것인지, 부패의 삼각고리를 청산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은 이뤄진 것인지 먼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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