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건물주 눈치에 믿었던 본사까지 뒷통수…자영업자의 눈물
일반 자기사업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까지 '폐업' 카드 만지작.
물가인상으로 식재료 부담은 커지는데 …가격 올리면 손님 떨어질까 노심초사.
"본사가 소고기 장조림, 오징어채무침 등 식자재에 대해 특허를 갖고 있다고 하니 공급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믿고 받아 써왔던 겁니다. 지정된 물품이라 꼭 본사 것을 써야한다고 강조해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구요. 결국 특허제품도 아닌 것을 비싸게 납품 받아온 꼴이네요." 경기도에서 본죽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의 푸념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마치 특허를 받은 물품인 것처럼 가맹계약서에 기재해 오해하도록 했다" "가맹점주들이 보다 높은 가격에 해당물품을 납품받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반 자기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물론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까지 폐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영업환경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얘기. 실제 물가인상으로 식재료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불황 탓에 고객들 눈치보랴 밥값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고 부담을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떠안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대료를 내기 위해 빚만 지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나 악재가 터질 경우 매출은 더욱 고꾸라진다. 기존 식당이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들이 "절대 자영업에 발 들이지 마라"고 하는 이유.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식자재 관련 허위 정보 기재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허를 받지 않은 식자재를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특허제품으로 잘못 명시했다는 설명. 본죽 관계자는 "일부 식자재 관련 정보기재에 있어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다만 담당자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기재해 이익을 취할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해당 식재료를 강제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가 되기는 했다는 반응이다. 한 가맹점주는 "예를 들어 장조림을 매장서 직접 만들면 1만원이면 될 것을 특허제품이라기에 본사서 1만원 넘게 주고 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본죽은 2015년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협약이 원만하게 이뤄져 가맹점주협의회 측이 공정위에 냈던 신고를 취소한 몇 안되는 프랜차이즈에 속한다. 바르다김선생, 피자에땅 등은 본사와 가맹점간의 갑질이슈로 문제가 된 지 최대 2년이 다돼가지만 아직도 분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