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중국서 완전철수"…연내 매각 또는 폐점 추진
이마트가 올 연말까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1997년 중국에 1호점을 오픈한 지 20년 만.
이마트는 24일 "향후 수익성이나 비전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사업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남아 있는 6개 매장을 모두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점도 올해 안으로 못 박았다. 장기 임차한 건물의 경우 조기 철수를 하면 보상금을 내야 하는 등 금전적 부담이 있지만 하루라도 더 빨리 철수하는 것이 낫다는 경영진의 판단. 이 관계자는 "매장을 인수하겠다는 업체만 있으면 바로 매각할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접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2011년 중국 이마트는 한 해에만 10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 이후 점포를 계속 줄여왔지만 최근 4년간 누적 적자액만 1500억원에 달했다. 중국 현지화 부진, 높은 임차료, 입지 선정 실패 등의 악재가 계속 쌓이면서 손실이 지속됐기 때문. 최근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중국 대륙 진출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2월 중국 상하이에 취양점을 첫 오픈한 이마트는 당시 대한민국 토종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단독 점포를 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중국 내 1000개의 점포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마트 경쟁에서 벗어나 중국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목표. 실제로 2010년 신세계그룹은 중국 이마트 점포를 27개까지 늘려나갔다. 하지만 이 같은 이마트의 포부는 곧 좌절로 바뀌었다.
국내에서 이룩한 '성공 방정식'이 중국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으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한계에 부딪힌 것. 결국 2011년 12개의 점포를 일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 사업 축소를 진행. 현재 이마트는 상하이 지역과 인근에 위치한 점포인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 6개 점포만 운영.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인 이마트도 중국 시장에서 처절한 패배를 맛보고 철수를 결정, 롯데마트도 사실상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중국은 국내 유통업계의 무덤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