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골자는 양적완화 입니다. 양적완화라는건 쉽게 말해 시중의 통화량을 증가시켜서 화폐가치를 내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정책입니다. 다만 부작용도 따르기 때문에 양적완화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일본은 장기 디플레이션 상태입니다. 시중에 풀린 통화량은 이미 충분함에도, 고령화로 인해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세수가 줄어들어 국채 발행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디플레이션으로 물가가 하락함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국가의 중앙은행의 역할중 하나가 통화량 조절을 통해 인플레이션율을 조정하는겁니다. 물가가 오르는거보다 내려가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거시경제를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해마다 새로 통화를 발행하여 통화량을 증가시켜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인플레이션을 유도합니다. 물가가 계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태에서는 투자나 소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기다리면 더 내려가기 때문이죠.
일본은 시간이 지날때마다 물가가 하락, 즉 화폐가치가 올라가는 디플레이션 상태입니다. 여기에 고령화까지 더해 소비와 투자는 줄어들어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부채입니다. GDP대비 250%가량되는데, 이게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경원이 넘는 아주 엽기적인 금액입니다. 일본의 공공부채는 압도적인 차이로 세계 1위의 불명예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부채는 걷어들이는 세금대비 쓰는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령화로 인해 세금을 낼 생산가능인구는 전체 인구대비 얼마 되지 않는데, 고령 인구는 엄청나게 많고 집권당인 자민당이 포퓰리즘으로 세수대비 과다한 복지정책을 펴는 바람에 매년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이걸 국채를 발행해 메꾸고 있기 때문에 매년 부채가 엽기적으로 불어나는것이죠.
일본 국민들은 저축액이 엄청납니다. 반면에 우리처럼 가계부채가 많지 않습니다. 즉, 은행에 맡기는돈은 많고 대출은 받지 않으니 은행의 실적은 바닥이고, 돈이 은행에만 묶여있으니 시중에 풀린 통화량은 많음에도 돈이 돌지 않아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로금리를 시행중이고, 은행에 저축을 해봐야 이자한푼 못받습니다.
일본정부는 국채를 발행해야 하니 돈이 필요하고, 은행과 보험회사를 비롯한 금용기관들은 돈을 빌려줄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금융기관들은 초저리에 정부에 돈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렇게 빌린돈을 갖고 국채를 매입합니다. 이른바 양적완화죠.
문제는, 이렇게 일본정부가 매입하는 국채가 지금과 속도라면 일본국민들의 예금 총량을 넘어설 시기가 2020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는겁니다. 돈을 새로 찍어내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수 있는데,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첫째로, 단순히 돈을 찍어내는걸로 경제부양을 할수 있다면 세상에 경제학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자국통화로 발행한 채권만 있다면 여차하면 윤전기 돌려 메꿀수가 있는데, 일본 정부는 외채가 늘고 있습니다. 즉, 엔화 표기된 국채만 있는것이 아니라 달러화 표기된 국채가 늘고 있다는겁니다.
셋째로, 일본은 제로금리를 시행중이기 때문에 수많은 엔화가 달러화로 바뀌어 해외(정확히는 금리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개도국)에 투자되고 있는데(엔 캐리 트레이드), 엔화가치가 상승하면 환율차액이 금리수익보다 클 경우 일본이 찍어낸 수많은 엔화가 다시 일본에 몰리게 됩니다.
암튼 이렇게까지 하면서 제발 국민들더러 돈좀 쓰라고 통화량을 팽창시켜도 아베가 고대하던 인플레이션은 그닥... 그래서 전문가들은 일본이 더이상 쓸 카드가 없다고 하죠.
일본의 소비가 바닥인 이유는,
첫째로, 고령화 문제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이들은 소비 보다는 언제 닥쳐올지 모를 질병과 죽음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자산을 선호합니다. 돈을 쓰기 보다는 무조건 모아놓는것이죠.
둘째로, 세대간의 빈부격차 입니다. 한국에 비해 일본은 노인빈곤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즉, 돈많은 노인들이 많다는것이고, 일본국민 전체 부의 상당액이 노인층에 몰려있습니다. 70~80년대 일본의 황금시절에 쌓아놓은 자산들이죠. 반면에 젊은 계층의 실질소득수준은 한국보다 떨어졌고,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가계실질소득 조차도 감소하였습니다.
셋째로, 세수에 비해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정부의 부채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는데, 정부가 지출을 해야 그 돈이 기업이나 가계로 흘러들어가면서 소비가 유발됩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빚으로 지출을 하고, 그 빚을 국민들의 예금으로 메꾸고, 메꾼 빚을 다시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새로 발행하여 또 메꾸는... 빚 돌려막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돈 많은 나라라고는 하지만, 국민들이 돈이 많은거지 정부는 이미 파산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만큼 빚더미에 올라있습니다.
쉽게 말해 지금 일본 정부는 일본국민 예금 자산내에서 돈놀이를 하고 있는데 이게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되죠..최후의 최후에 일본정부는 일본국민의 예금자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무슨 헛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ㅎㅎ 일본은 이미 한번 시행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1줄요약. 국민들아..미안한데 돈이 없어서 니네 돈좀 뺏어야 겠다..
그럴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자국민이 갖고 있는 국채는 엔화표기이기 때문에, 유사시에 엔화야 찍어내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실제로 그럴거 같습니다.
아베가 띨빵해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부작용 생각 안하고 바로 저지를수도 있고, 이걸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일본의 현재상황(양적완화로 통화량을 팽창시켰음에도 일본은 인플레이션 근처에만 가봤습니다. 아베가 원하는 인플레이션율은 나오지 않았죠)을 보면 더 과감하고 대차게 지를수도 있죠.
나중에 어찌되든 일단 디폴트나 모라토리움은 피할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국 통화로 표기된 채권때문에 디폴트나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국가는 없습니다.
뒷일이 어찌되든 자국 통화는 찍어내서 메꾸면 그만인거죠.
우리나라 IMF(달러화)나, 그리스(유로화) 모두 외화 채권이 문제였던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이런 외채가 증가하고 있다는것이죠. 게다가 채권문제가 터지기 시작하면 지금 저렇게 뿌려놓은 엔화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