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공장 전면 가동 재개됐지만 "불씨는 여전"
지난주부터 일부 부품 납품 차질로 가동이 중단됐던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 4곳이 30일 생산을 재개했지만 아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의 본질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와 제품 경쟁력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기 때문.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대금 지급 연기를 사유로 부품 공급을 거부했던 현지 협력업체가 이날 협의 끝에 부품을 다시 납품하면서 한동안 생산을 멈췄던 베이징현대(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4개 공장(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이 전면 가동되기 시작.
현대차 관계자는 "대금 지급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소통을 통해 우선 공장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계속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의 현지 납품업체인 베이징잉루이제는 대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자 지난 22일부터 납품을 중단. 이 회사는 플라스틱 연료 탱크 등을 공급하고 있는 프랑스 회사인 플라스틱옴니엄의 중국 합작회사. 베이징잉루이제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가동 중단 사태가 단기간 내에 풀리긴 했지만, 아직 '완전한 해결'에 이르기 까진 난항이 예상된다는 게 현지 업계 반응. 그 기저에는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베이징현대는 현지 트렌드인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라인업 대응이 늦었고, 토종 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 여기에 사드 역풍까지 결정타를 날리면서 올 들어 현지 판매가 반토막났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현지 업체인 베이징기차가 50대 50의 지분 구조로, 각각 생산과 재무를 주로 전담하고 있다.
한국 현대차 본사가 직접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하고 싶어도, 중국 정부의 입김이 닿는 베이징기차가 난색을 표하면 집행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이징현대 판매량이 대폭 줄자,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기차 측에서 목표 이익을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들에 30% 가까이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대금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베이징잉루이제의 경우 프랑스계라 직접적인 맞대응을 했으나,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한국계 협력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어도 속으로 앓기만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