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서 얼마나 버틸까…8월 판매도 40% 급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을 견디다 못해 롯데가 현지 롯데마트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재계의 이목이 현대·기아차로 쏠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 판매가 1년 전보다 약 40% 급감하는 등 롯데마트만큼이나 현지 상황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유통업계에 이어 현대차도 중국 내 판매 부진과 중국 합작 파트너와의 갈등 심화 등으로 결국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
아직 가능성은 작다는 게 현대·기아차 당사자와 증권업계 등의 분석이지만 중국 현지 부품사와의 합작 등으로 뭔가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사드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중국 판매 45%↓…올해 세계시장서 '6년래 최저 실적' 우려 현실로
17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8월 중국 판매량은 총 7만6천10대로 집계. 이는 지난해 같은 달(12만4천116대)보다 39%나 줄어든 수치.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5만3천8대로 작년 8월(8만2천25대)보다 35.4%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기간 4만2천91대에서 2만3천2대로 45.4% 줄었다. 지난 7월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이 37%로, 상반기 전체 감소율(52.3%)보다 떨어져 사드 충격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희망적' 분석도 나왔지만 8월에 다시 감소 폭은 커졌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현대·기아차 중국 내 누적 판매량(57만6천974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3천496대)보다 여전히 44.7%나 적은 상태. 특히 기아차의 경우 36만8천686대에서 절반 이하인 17만2천674대(-53.2%)까지 추락. 이처럼 '사드 갈등'으로 망가진 중국 시장 상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6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쳐 7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부에서조차 굳어지고 있다. 중국에 이어 2대 시장인 미국 분위기도 좋지 않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5만4천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이 작년 같은 달(7만5천3대)보다 24.6% 줄어들었다. 이로써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아차 역시 작년 8월(5만4천248대)보다 1.7% 적은 5만3천323대를 파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