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북핵까지…여행객 끊긴 대한민국
8월 여행수지 14.1억달러 적자, 국내 입국자 34%↓
중국인 60% 줄고 유럽도 외면…제주도 경제 타격.
반도체 수출이 떠받치는 불안한 경제. 내수는 중국의 사드 갈등, 북한 리스크 등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선 펑펑 써도 국내에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 열흘간의 최장 추석 연휴가 내수 불씨를 살릴 기회가 될지 짚어본다. 올해 들어 북적이던 명동 거리가 한산. 매일 단체 관광버스가 도로 한쪽을 점령, 여행 안내자가 중국인 관광객을 통솔하기 위해 목청 높였는데 이젠 찾아볼 수 없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지 않은 여파가 크다.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유럽과 일본 등 관광객도 끊겼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달러 규모의 적자. 7월 여행수지가 17억9000만달러 적자로 9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도 높은 수준의 적자 폭이 이어졌다. 8월 국내 입국자 수는 110만3506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7%나 급감. 지난 3월 이후 전년 대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60% 넘게 줄었다. 지난 7월 중국인 관광객은 28만1263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9.3%나 급감. 8월에는 33만9388명으로 한 달 전보다 소폭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61.2% 줄어든 수준.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유럽이나 동남아 관광객 등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북핵 리스크로 이들마저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8월 영국 관광객이 1년 전보다 15.4% 줄었고, 이탈리아 관광객은 42.3%나 줄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줄어들면 내수에도 악영향을 준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 사드 갈등으로 0.3%포인트(p) 하락했다 분석. 2분기 비거주자 국내소비지출은 지난 1분기보다 24%(7628억원) 줄었다. 1분기에는 3조1769억원을 소비, 2분기엔 2조4141억원만 썼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분기(-40.1%)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의 충격은 크다. 한은이 4~5월 중 제주도 관광수입 변동 규모를 추정해보니 관광수입 감소액은 2147억원에 달했다. 내국인 관광객 수가 작년보다 12.4% 늘었지만, 이로 인한 수입 증가분(723억원)보다 외국인 관광객 수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분(2870억원)이 훨씬 컸다. 2분기 중 제주지역의 소매 판매도 1년 전보다 3.2% 감소하며 2010년 통계편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면세점 등 대형소매점 판매가 12%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