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지난 9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FIBA 아시아 남자 농구선수권대회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79-52로 이겼다. 카타르의 에이스 자비스 헤이즈에 대한 '맞춤형 수비'와 상황에 따른 수비 변화가 큰 성공을 거둔 완벽한 승리였다. 이 날 승리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10일 홈팀 필리핀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겨루게 된다.
▲ '맞춤형 수비'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기선을 제압한 팀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카타르의 에이스 자비스 헤이즈(198cm, F)에 대한 '맞춤형 수비'를 들고 나왔다. 신장과 기동력이 우수한 윤호영이 헤이즈를 밀착 수비했다. 동시에 바꿔 막기, 헷지와 같은 협력 수비를 통해 헤이즈의 슛 시도를 견제했다. 한국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헤이즈는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카타르의 공격 정체로 이어졌다.
윤호영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김주성과 2대2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한국 공격의 중심에 섰다.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첫 득점을 신고한 윤호영은 안쪽에서 나오는 패스를 받아 3점슛과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킥아웃 패스를 통해 김종규, 이승준의 중거리슛을 만들어냈다. 윤호영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1쿼터를 24-14로 앞서며 끝냈다.
▲ 1-3-1 지역 방어의 위력2쿼터 초반 한국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카타르에게 외곽슛 기회를 많이 내줬다. 카타르의 압둘라흐만 사드(193cm, G)는 연속 3점슛을 성공시켰고 헤이즈도 중거리슛을 꽂아 넣었다. 한국은 공격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이승준은 쉬운 기회를 놓쳤고 최준용은 볼 핸들링에서 여러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2쿼터 4분 14초에 29-24로 추격을 허용했다.
점수차가 좁혀지자 한국은 쉬고 있던 김주성을 다시 투입했다. 그리고 김종규가 정중앙, 김주성이 뒷 선을 지키는 1-3-1 지역 방어를 선보였다. 이 수비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김종규는 위-아래로 재빠르게 움직였고 김주성은 양쪽 코너를 커버하며 베이스라인을 지배했다. 한국은 이와 같은 수비로 카타르의 득점을 정체시켰다. 공격에서는 김종규가 공격 리바운드와 컷인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한국은 40-28로 점수차를 벌리며 전반을 마감했다.
▲ ‘카타르 에이스’ 헤이즈의 부상3쿼터 초반에는 접전이 펼쳐졌다. 카타르는 포스트업을 하는 선수가 반대편 컷인을 봐주는 공격으로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한국이 자랑하는 베이스라인 함정 수비를 잘 격파한 것이다. 한국 역시 공격이 잘 풀렸다. 김주성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김민구의 컷인, 양동근의 2대2 공격에 의한 3점슛, 김민구의 속공 마무리를 통해 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3쿼터 3분 19초에 48-35로 리드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카타르의 헤이즈가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윤호영의 발을 밟은 것이다. 부상을 당한 헤이즈는 벤치로 물러났고 에이스가 빠진 카타르는 공격의 방향을 잃었다. 야투 성공이 실종된 채 어판 알리 사드(201cm, F)가 얻어낸 자유투로 겨우 득점을 이어갔다. 반면 한국은 이승준의 중거리슛과 포스트업, 윤호영의 3점슛, 양동근의 속공 마무리 등을 통해 순조롭게 점수를 추가했다. 한국은 61-42로 점수차를 벌리며 3쿼터를 끝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카타르가 힘을 냈다. 알리 사드, 다우드 모사 다우드(193cm, G)의 자유투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4쿼터 58초에 45-61로 추격했다. 그러자 한국은 이종현과 김선형을 투입한 후 수비를 1-3-1 지역 방어로 바꿨다. 카타르는 한국의 바뀐 수비에 잘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은 조성민의 외곽슛, 김선형의 속공 마무리, 김주성의 중거리슛, 이종현의 팁인 등으로 점수를 쌓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2분 55초전 김태술의 3점슛 득점을 통해 75-52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탄탄한 수비 & 윤호영의 부활한국의 승인은 수비였다. 카타르의 에이스 헤이즈를 잘 막았다. 윤호영이 밀착 수비하면서 상황에 따라 스위치, 헷지 등으로 슛을 견제하는 수비가 아주 잘 통했다. 적절한 수비 변화도 돋보였다. 2쿼터 중반 5점차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한국은 1-3-1 지역 방어를 꺼내 들었다. 정중앙에 위치한 김종규는 빠른 발과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며 위-아래를 쉴 새 없이 오갔다. 뒷 선을 지킨 김주성은 노련미를 발휘하며 베이스라인을 지배했다. 한국은 이와 같은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이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평균 75.6점을 넣었던 카타르를 52점으로 묶었다.
공격에서는 윤호영의 부활이 눈에 띄었다. 윤호영은 이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평균 1.8점밖에 넣지 못했다. 매 경기 선발로 나왔지만 떨어지는 공격력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카타르전은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공격의 중심에 섰다. 2대2 공격을 많이 시도했고 상황에 따라 슛과 돌파, 패스를 적절하게 선택했다. 21분을 뛰며 10득점 2도움을 기록. 그 동안 가드진의 득점에 많이 의존했던 한국에게 윤호영의 '공격력 부활'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사진-한필상 기자
2013-08-10 박정훈 객원기자
뭐, 이전 시합들에서 부진했던건 사실이지만 자기입으로 시합도 제대로 안본다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