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 남자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신장 규정이 변경된다. 장신과 단신 선수의 키가 낮아진다. 이와 함께 공격자가 8초 이내에 하프코트를 넘어서야 하는 ‘8초 바이얼레이션’도 축소된다. 공격 농구 강화와 국내 선수 기량 향상을 위한 조치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2017-2018시즌부터 장신 외국인 선수 신장 기준을 200㎝ 이하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단신 선수는 현행 193㎝ 이하에서 188㎝ 이하로 바뀐다. 이는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신장제한이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KBL은 각 구단들이 그동안 200㎝가 넘는 장신 선수만 뽑아 화려한 기술이나 돌파 없이 그저 센터에게 공을 주는 ‘기브 힘(Give him)’ 작전으로 일관했다고 보고 있다.
KBL 고위 관계자는 “이런 농구를 하면 경기가 느려지고 재미가 없어진다”면서 “키 큰 외국인 선수에게 국내 선수들이 보고 배울 건 많지 않다”고 말했다.
KBL은 올 시즌 8년 만에 부활한 외국인 선수 장·단신 제도도 취지와 어긋나게 운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KBL은 당초 화려한 테크니션을 영입해 농구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또 외국인 가드를 통해 국내 선수들이 그들의 좋은 기량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참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이 단신 외국인 선수를 가드형이 아닌 포워드나 센터형인 소위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뽑았다. 실제 6라운드에 접어든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단신’ 테크니션은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 한 명 뿐이다.
이에 KBL은 단신 선수 신장 규정을 더 낮췄다. KBL은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으로 오리온 장재석이나 창원 LG 김종규 등 토종 선수들의 기량이 올 시즌 향상된 점도 고려했다.
키가 180㎝에 불과한 고양 오리온 외국인 선수 조 잭슨이 경기 도중 엄청난 탄력으로 덩크슛을 꽂고 있다.
아울러 KBL은 공격 농구 강화를 위해 공격자가 8초 이내에 하프코트를 넘어서야 하는 ‘8초 바이얼레이션’도 6초로 축소키로 했다. 쓸데없이 공을 돌려 경기 시간을 지체시키고, 수비적인 경기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KBL 관계자는 “2초면 공격 패턴을 몇 개 더 사용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지금의 농구는 너무 느슨하다. 관중들 입장에선 답답한 플레이”라고 꼬집었다.
KBL은 경기 막판 큰 점수 차로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 후보 선수를 넣거나 외국인 선수를 모두 빼는 이른바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계획이다.
KLB은 이미 지난주 이런 ‘가비지 타임’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구단에 내려 보냈다. 특히 눈에 띄게 경기를 포기할 경우 구단과 감독에게 벌금 등의 징계를 내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KBL 규약 17조 ‘최강 선수의 기용’을 명문화 하겠다는 것이다. 규약 17조에는 ‘구단은 공식 경기에 임할 때에는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여 최선을 경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KBL 관계자는 “팬들은 선수를 보러 온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상의 전력을 가동해 최선의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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