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orts.media.daum.net/sports/soccer/newsview?newsId=20160119162520647
광저우와 성남은 16강에서 맞붙었다. 모두가 골리앗 광저우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다윗의 돌팔매가 꽤나 매서웠다. 실제로 1경기는 이겼다. 탄천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성남은 광저우를 2-1로 제압했다. 비록 중국 원정에서 0-2로 패해 8강 진출은 실패했으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경기 후 "전력은 차이 없었다. 다만 용병(외국인 선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만큼 선전이었다. 성남의 간판 미드필더 김두현은 "지고 나서 이런 말은 큰 의미 없지만, 솔직히 광저우도 잡을 수 있었다"면서 "결국은 외국인 선수의 차이였다"고 고백했다.
사실 ACL에 참가해 중국 클럽들과 상대하는 K리그 선수들은 대동소이한 견해를 전하고 있다. '중국 클럽의 수준은 분명 강해졌다'고 인정한 뒤 '이는 뛰어난 기량의 외국인 선수들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을 내리면서도 '하지만 중국 선수들의 기량까지 발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식으로 귀결된다. 여기서 중국리그(클럽)는 강해지는데 중국 축구(대표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는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축구광인 시진핑 주석은 ▲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고 ▲ 중국이 월드컵을 개최하고 ▲ 중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을 꿈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월드컵을 개최해버리는 것이 가장 수월할 수 있다. 인구 1억명 당 뛰어난 선수 1명만 뽑아도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조롱조 답답함이 쏟아지지만 중국 축구대표팀의 기량은 영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 리그에 폭넓게 선수들을 공급하는 한 축구 에이전트는 이런 중국대표팀의 부진 이유를 활성화 되고 있는 중국리그에서 찾았다. 그는 일단 "알다시피 중국 슈퍼리그에 스타와 돈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분명 장점이다. 중국리그는 이미 K리그나 J리그에 버금가는 수준이 됐으며 일부 클럽들은 K리그 팀들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 에이전트는 "돈으로 쌓은 허울 좋은 성이라고 보면 된다. 화려해보이지만 외국 스타들이 빠지면 속빈 강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특급 용병들을 보유한 팀들은 대개 외국인 중심으로 전술이 돌아간다고 전했다. 쉽게 말해, 중국 선수들은 뒤치다꺼리만 하고 앞에서 외국인 스타들이 해결하는 것이 중국 빅클럽들의 운영 방식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팀 수준은 높아진 것처럼 보이나 선수 개개인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게다 배도 부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선수들도 많은 연봉을 받는다. 특히 대표급 선수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부를 누린다"면서 "현재 유럽에서 뛰는 중국 선수가 떠올려 지는가? 유럽은 고사하고 한국이나 일본으로도 잘 나가지 않는다"고 짚었다.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도 없고, 해외무대에 도전해 자신의 기량을 더 키우겠다는 생산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선수도 드물다는 전언이다. 그냥 안에 있어도 밖에서보다 돈을 더 받으니 굳이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깔린 것도 이유다. 돈도 사람도 안에서 고이니 썩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 축구의 이면에는 '도박' '비리' '승부조작' 등 부정적인 단어가 떠돌고 있다. 현재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선수들이 장난을 친다는 느낌을 받는 경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승부조작은 여전하다"고 말한 뒤 "실력은 떨어지는데 구단에 돈을 찔러서 들어오는 선수들도 많다. 태업도 일삼는다. 선수들이 담합해 감독 한 명 바보 만들어서 쫓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뛰어난 용병들을 위한 '배경'으로 적당히 뛰면서 그저 주머니를 넉넉하게 챙기는 풍토가 선수들 사이 만연됐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리 만무하다. 오합지졸 부대인 셈이다. 중국 프로리그에 대한 투자가 곧 축구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모순되게도 그곳에 중국축구가 부진한 이유도 함께 자라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