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십 대 시절이 있었죠.
세상 물정 모르고 부모가 시키니깐 학교에서 시키니깐 그냥 하던 십 대 시절 말입니다.
누군가 시키니깐 하는데 그 누군가가 내게 기대하는 게 크면 사실 겁나고 난 그걸 못하지 않을까? 나를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그걸 채워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그 두려움 말입니다.
누구나 십 대 때 느꼈는 그 압박감 말입니다.
나에게 거는 그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세상이 망하고 내가 망하고 가족이 망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니 또 다른 세상이 있고 십 대 시절이 모든 게 아니라고 그때야 알게 되죠.
내 가족이 내 형제가 주던 그 압박감도 버터기가 힘들었는데 내가 모르는 수천수만 명이 나에게 그런 압박을 준다면 어떨까요?
물론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이런 압박을 당연히 견뎌내고 이겨내야 합니다. 그걸 못 이겨내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거나 운동을 포기하게 되죠.
하지만 십 대 선수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평가를 내리고 큰 기대를 한다면 아마도 우리가 십 대 때 느꼈던 그 압박감과는 차원이 다른 힘든 시간을 갖게 될 겁니다.
손흥민 박지성의 십 대 시절 우리는 그들이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를 쓴 선수가 됐죠.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어린 십 대들에게 기다려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쓸데없이 진지하게 글을 씁니다.
하지만 한 번쯤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서 이런 따분한 글을 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