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1월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8강에서 허무하게 끝난 뒤 잠을 이루지 못 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선택을 잘못한 것인가 싶어 처음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라고 말했다. 그 선택이란 당연히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을 뜻한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김판곤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회와 함께 벤투호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내렸고, 가감 없이 전했다. 벤투 감독과 포르투갈 코치들은 그런 평가에 처음엔 발끈했다고 한다. 평가의 주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런 반응에 김판곤 위원장도 “당신들을 평가하고 선임한 것은 우리다. 최소한 애정을 갖고 지켜 보는 우리의 평가를 외면하면 안 된다”며 단호하게 반박했다.
하루가 꼬박 걸린 그날의 평가와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은 적절한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 차례 실수와 실패를 한 만큼 벤투호를 보는 시선이 전 같이 따뜻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주지시킨 김판곤 위원장이었다. 아시아 축구를 너무 우습게 보지 말라는 위원회의 조언도 있었다. 벤투 감독은 그런 평가를 수용하면서도 그는 자신이 추구한 철학과 방식이 틀렸다고 보지 않는다며, 취임 후 유지한 기본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술적 방식은 변할 수 있어도 소신은 굽히지 않겠다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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