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독님이 그러더라. 나중에 네가 성인팀 감독이 되면 절대로 선수 만들어 쓸 생각하지 말고 갖고 있는 실력을 극대화해라. 시간은 너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철저한 프로였다”고 말했다.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020&aid=0003092864
히딩크 감독이 박항서 감독에게 한 말인데요.
이 말을 들으니 과연 대표팀 감독에게 있어,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를 뽑아 자신의 전술을 팀에 입히는 것' vs '가용한 자원들을 극대화하여 최적의 전술을 구현하는 것'
사이에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지 궁금해지네요.
그동안은 당연히 전자가 옳다고 생각했는데 프로팀 감독이라면 몰라도 대표팀 감독에게는 과연 옳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프로팀 감독이라면 시간이 충분하므로,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선수가 없다면 어린 선수를 자신의 전술에 맞게끔 키워서 쓸 수도 있고, 장시간 전술적으로 다듬을 수도 있으므로 좋은 방식일 수 있겠죠.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라면, 특히 유럽파가 많아진 요즘과 같은 시대라면 시간이 한정적이므로 자신의 전술만 고집하면서 선수가 없다고 한탄하다가 불완전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 보다는, 가용한 자원들을 극대화 시켜서 가장 효율적인 전술을 구사하는게 더 좋은 방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이 경우에는 감독의 능력이 그만큼 출중해야겠죠.
자신이 하던 것만 할 줄 아는, 전술적으로 유연성이 없는 틀에 박힌 감독이라면 이런 방식은 불가능 할 테니까요.
그동안 우리나라 지도자들을 보면 4-2-3-1 고정해 놓고, 거기에 따른 몇 가지 전술에 맞는 선수들만 뽑아 쓰려다 보니 맨날 선수가 부족하다는 한탄만 했을뿐, 상대방이 조금만 변칙적인 전술로 나와도 쩔쩔 매다가 졸전펼치던걸 보면 알 수 있는 것 처럼요.
아무튼 클럽팀 감독으로서 보였던 능력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았던 수많은 사례들을 생각해 보니 더욱 확신이 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