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국의 한 에이전시에서 일한지 이제 2주가 넘었네요. 제가 새롭게 알게된 관련 지식 및 한 해외 선수 근황을 공유해드리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합니다.
최근 자사의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한국 유망주팀을 위한 유명 구단 연계 해외 전지훈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도르트문트 등과 같은 메이저 구단모두와 확실한 네트워크가 있어서 말이죠. 요즘 이런 요청도 한국에서 들어옵니다.
"구단 측에 우리 유소년선수 자료를 먼저 전달해서 구단측에서 OK사인을 내주면,그 때 트라이얼만 보러 넘어가겠다"
그래서 현재까지 아스널 탤런트 스카우트, 발렌시아 유스, 아약스 등과 이야기를 했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더라고요. 아이는 정말 잘하지만 만 11세 ~12세 비유럽인 선수는 트라이얼 고려도 하지 않는다.
1. 유럽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은 이제 법적 만 16세 이하 선수들을 받지 않으려합니다. 피파룰에 의하면 유럽시민이 아닌자는 만 18세 미만은 대륙을 거쳐 이적을 못합니다. 대표적인 예외 상황으로는 해당 선수의 양 부모님이 '축구 이외'의 목적으로 이주를 하고 따라서 아이가 해당나라에 거주를 시작한 상태에서는 가능합니다.
여기서 만 16세란, 만 18세가 되기 약 2년정도의 시간동안 관찰하고 이적을 준비할 여유시간이란 뜻입니다.
만 16세 정도가 되면 해당 구단과 선수측 간의 관심 하에 실질적인 유소년팀 입단, 혹은 구단으로의 이적이라는 목표로 입단 테스트를 쉽게 신청하고 볼 수 있습니다.
2. 발렌시아 CF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제 발렌시아 유스 디렉터 Marco Otero씨라는 3개월전에 새로 유스디렉터로 부임하신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8개국어가 가능한 능력자에 웃는 얼굴상과는 다르게 상당히 보수적이고 원칙주의자이더라고요. 아무래도 부임한지 3개월 밖에 안되었기도 하고 융통성이 별로인것 같아서 이강인 선수 입단건처럼 부모님께 직업을 찾아드려서 수고스럽게 유소년 팀에 이적제의를 하는 등의 일은 "절대 없을것이다!"라고 못박으셨죠.
실절적으로 만 16~18세가 아니면 입단 테스트 조차 합의 못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실 발렌시아의 경우 저희 회사는 경영진쪽하고 인연이 있어 거기다 이야기를 하면 무언가 말이 오고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 부분은 출장가신 대표님이 오시면 의논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3. 몇 년전 연락을 했었던, 야스퍼 킴의 아버님과도 방금전 다시 통화했습니다. 야스퍼 킴은 아약스 구단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한국 여권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루트가 있다면 한국 귀화도 적극 추친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까지 한국 대표로 뛰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오는 봄에는 한국에 놀러온다고 하네요. 대한축구협회 누군가가 이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약스에 대한 상황도 들었습니다. 대표님이 있으면 쉽게 구단에 다이렉트로 대화하겠지만 대표팀이 없고 바쁘셔서 연락이 없어 일단 야스퍼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결과 내용은 위와 같았습니다. 일단 유소년측이 비유럽인에 만 16~18세가 아니라는 내용을 구단 관계자가 들으면 선수 영상도 보지않고 관심도 안준다고 합니다.
결론, 만 16~18세에 유럽 시민권자가 아닌이상 구단에 먼저 컨펌을 받고 서로의 관심하에 구단 트라이얼을 받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저희 회사처럼 애초에 목적을 해당 구단에서의 트레이닝, 구단 유소년팀과의 친선경기, 대항전이라고 정하고 움직이면, 어쨋든 구단 유스 관계자들은 한국 유소년팀의 역량을 좋든 싫든 직접 보게된다. 이에 따라 정말 관심이 아주 많으면 적극적으로 피파 18세룰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의 방법을 모색하거나 만 17~18세가 되기 전까지 선수측과 지속적인 컨택을 시작하겠죠.
여기에 제가 생각해서 진행하는 부분은 바로 '전지훈련을 통해 구단측에서 아직 어린 선수가 마음에 드는 경우 해당 선수가 만 17~18세가 되기전까지 선수측과 다이렉트로 소통의 채널을 유지하고 성인이 되는 때에 공식 구단 트라이얼을 받을 권한을 부여한다. 이 내용은 문서를 통해 선수측에 전달된다', 이 부분입니다. 이러면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로 구단의 관심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부담없이 1~2년에 한번 씩 해단 구단으로 넘어가서 방학기간 트레이닝도 받고 하면서 성장하면 됩니다. 18세가 되면 트라이얼을 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아이의 이른 유학이 가능하려면, 이러한 원론적인 시선을 딛고 어쨋든 그 구단에 가서 전지훈련이든 친선경기든 눈도장을 직접 받아야합니다. 그것도 '가능성'일 뿐이지 100%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구단별로 융통성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으니 이 부분은 대표님이 출장에서 돌아오시면 알아보고 진행해야겠네요.
끝으로 한가지 사실은 앞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는 한국 유소년클럽, 팀, 감독 관계자에 달려있습니다. 이른 해외로의 유학이 현실적으로 아주 어렵기 때문에 만 16~18세가 되기 전까지는 한국 환경에서 성장해야합니다.
쓰다보니 글이 기네요. 여러분께도 가장 진실되고 가장 최신의 비유럽 유소년 유학에 대한 내용을 전달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유소년들을 위해 힘과 머리를 쓰겠습니다.
*참고로 청주 FCK 김예건 선수의 경우 그 무뚝뚝하고 원론적이던 아스널 탤런트 스카웃분이 안보고 지나치려다가 김예건 선수 영상을 정말 인상깊게 보셨습니다. 나이가 11세인게 참 아쉽다라고 하셨고 아스널은 내부적으로 비유럽 만 16세 이하는 고려하지 않는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