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트레이너는 꿈도 못 꾸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 히딩크 감독이 누렸던 호사(?)를 누릴 수 없다. 피지컬 트레이너나 비디오분석관, 언론담당관 등은 꿈도 꿀 수 없다. 자기가 데려온 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를로스 아르무아(65)뿐이고 나머지는 신태용, 박건하, 김봉수 등 한국인 코치다. 국내 프로팀이 선수를 장기간 내주지도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인과 함께 서울 그랜드힐튼 레지던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르무아 코치를 위해 스페인어 통역을 요청했는데, 통역은 슈틸리케 감독의 운전기사 몫도 한다. 파주대표팀훈련센터에서는 한국 음식도 먹어보려고 시도하는 등 적극적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행사, 파주 훈련 때 만나 얘기를 한다.
올림픽과 아시안컵 부진으로 위기 국면이던 2000년 말 히딩크 감독이 와서 2002년 이정표를 세웠고, 이제 12년 만에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호의 순항을 위해 키를 잡았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감독 보는 눈’이 과거 대박을 터뜨렸기에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당장 11월 중동 원정에서 치르는 요르단, 이란과의 평가전은 발등의 불이다. 또 내년 1월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다. 슈틸리케 감독의 요즘 일과는 K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를 체크하는 일이다. 그러나 대표팀 축구의 완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한국 축구의 발전 전망과 작은 시장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대표팀 감독을 뽑았다면,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다려주며 지지해주는 팬들의 자세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