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달려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따로 글 씁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하면서 다시 차범근이 회자되고 비교되는 분위기인데(해트트릭,시즌 최다골등) 차범근의 커리어하이 17골은 알고보면 굉장히 출혈이 큰 기록이었습니다.차라리 없었으면 좋았다할정도로
사실 차범근은 골로 평가받는 선수가 아닙니다...최전성기는 데뷔초반 3~4년 동안 돌파위주로 플레이하던 시절이죠.킥커지평점도 그때가 더 높습니다.17골이 커리어하이였지만 그시즌 평점은 선수생활전체를 놓고볼때 중간정도였음.
그리고 전성기가 지난 85-86시즌에 갑자기 왜 그렇게 많이넣었냐하면,..85-86시즌 앞두고 레버쿠젠에 에리히 리벡이 감독으로 새로 부임했는데 이사람이 차붐을 엄청나게 몰아부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파도 무조건 뛰라고 하고 막 몰아부쳤는데 그래서 덕분에 17골(전반기11골)이나 넣어서 최다골 기록 세울수 있었다고 차붐이 자서전 슈팅메세지에 고마웠다고 써 놨음(요즘 선수였다면 이런 x같은 감독을 봤나 하면서 이적신청 했을듯)
근데 문제가 뭐냐면...이렇게 혹사당하면서 몸에 무리가 가게됩니다. 발목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심하게 생기게 되는데 이게 겔스도프에게 백태클 맞은것보다 훨씬 더 충격이 컸음...설상가상인건 그시즌 끝나고 바로 월드컵이 있엇죠.
수술해야되는거 억지로 미루고 발목에 압박붕대감고 월드컵 나갔는데 결과는 별로 신통찮았고 ...수술안하고 미루다 86-87시즌 후반기에 가서야 수술하는데 아킬레스건이 너무 늘어나서 일부를 잘라내고 발목뼈에 구멍뚫고 고정시키는 수술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하여튼 이 수술로 인해서 스피드는 완전히 상실하게 됨. 이때 은퇴위기였는데(포워드로 뛸거라면 더 버티기 힘들었을듯)
리벡감독이 지가 혹사시킨 책임을 통감했는지 공미로 전환할것을 주문합니다..뭐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몸빵,지구력, 테크닉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87-88시즌,88-89시즌 두 시즌은 공미로 뛰게 됨. 이렇게 뛰면서 유에파컵 우승까지 했지만 골기록은 훨씬 낮아졌고(두시즌다 5골미만) 월드컵 커리어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했죠..
따지고보면 암만 봐도 손해죠..힘 좀 아꼈다 월드컵 나가서 한두골만 넣었어도 훨씬 더 높게 평가받았을건데..요즘보다 선수커리어에서 월드컵 비중이 비교도 안될만큼 높던 시기였습니다...66월드컵에 나가서 이탈리아전에 결승골넣은 박두익이 역대세계 100대선수에 뽑혓었죠(90년대말 나온 순위였는데) 17골 커리어하이따위야 어차피.차붐이 골 많이넣는 타입도 아니고 스피드 살아있었으면 공격수로 2년 더 뛰엇을거고 리그통산골수도 최소 10골 이상 더 늘어나 110골 넘겼겠죠. 그편이 훨씬 이득이었는데 정말 아쉽더군요.
(에리히 리벡이 누구냐하면 88유에파컵 결승전에 골넣고 경기후 웃통벗은 차붐이랑 포옹하는 사람임.그장면 영상같은데서 많이 나왔을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