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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20 21:13
[펌글] [서형욱] '또 탈락' 연이은 부진, 위기의 한국 축구
 글쓴이 : 가생이다냥
조회 : 827  

[뷰티풀게임=서형욱]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9 대표팀이 오늘 새벽 2016 AFC U19 선수권대회에서 탈락했다. 앞선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는 등 선전했지만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2승 1패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대회 규정에 따라 다득점에 밀려 조 3위를 기록, 8강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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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탈락, 최악의 한 해


2016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국제 대회 성적이 몹시 부진하다. 월드컵 최종 예선을 진행 중인 성인 대표팀이 고전하는 사이, 남녀 연령별 대표팀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얼마 전에 끝난 AFC U16 선수권대회와 현재 진행 중인 AFC U19 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청소년 대표팀이 나란히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6년 전, 대한민국 U17 여자대표팀이 정상에 올랐던 대회인 FIFA U17 월드컵이 현재 진행 중이지만, 대한민국은 이 대회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제 결승전만을 남겨놓은 이 대회에선 북한과 일본이 정상을 다툰다.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의 위기는 일회성으로 여기고 넘길 상황이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은, 미래의 국가대표팀을 완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장기적 플랜의 중간 성과물이다. 해당 연령대의 우수 선수들을 모아 국제 경험을 쌓게 하여 한국 축구의 대외적 위상을 드높이는 것이 실질적 존재의 이유다. 풀뿌리 축구의 존재나 저변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각에서조차, 국제 무대에서의 성과는 매우 중요하다. 성인대표팀으로 상징되는 한국 축구의 국제 무대 성적이 저조하다면, 축구 발전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요원하다. 국민적 관심, 그와 무관하지 않은 재정적 기반, 우수 선수의 끊임없는 배출까지, 이 모든 것들은 성인 대표팀의 국제 무대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심상치 않은 부진, 일회성이 아니다


먼저, 오늘 새벽 고배를 마신 U19 대표팀의 탈락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U19 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가 전략적으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들어 온 '작품'이다. 모두가 아는대로, 대한민국은 2017년 FIFA U20 월드컵의 개최국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개최국 대표팀이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껴왔다. 그래서 이 팀에 가능한 많은 기회와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 유치가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의 최대 업적 중 하나라는 평가가 놓여있다.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에 오른 정 회장은 그해 말, 2017년 FIFA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이 대회는 2002년 FIFA 월드컵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이 유치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축구 대회다.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최소한 조별리그 통과의 성과를 내야 한다. 2007년 FIFA U17 월드컵의 경우에서 보듯, 자국 대표팀의 호성적이 수반되지 않는 연령별 대회는, 개최국 입장에선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개최국 국민들의 관심이나 대외적 홍보효과를 끌어올리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개최국 대표팀의 성적이다. U20 월드컵 자체가 국민적 붐을 조성해내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우리 대표팀의 성적마저 부진하다면 주목받기 힘든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한축구협회는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될 U20 대표팀(현 U19 대표팀) 육성에 굉장히 공을 들여왔다. U19 대표팀은 2016년 한 해에만 최소 8차례 이상의 소집 훈련을 가졌다. 지난 3월에는 독일 전지훈련을 떠나 독일 프로팀 산하 유스팀과 친선 경기를 갖기도 했고, 5월에는 수원 JS컵, 9월에는 카타르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하며 조직력을 다졌다. 그 사이, 잉글랜드 U18 대표팀과의 친선전을 위해 U18 대표팀을 구성해 운영하기도 했다. 

'오래 공들인' U19 대표팀의 부진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내년 5월 본선 무대에서 맺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지금 바레인에서 진행 중인 AFC U19 선수권대회였다. 오늘 새벽 탈락으로 귀결된 결과는 그래서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2승 1패의 성적으로 탈락한 것을 불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태국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연달아 상대하는 동안 이 팀이 추구하는 축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U19 대표팀은 조직력을 중시하고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는 형태로 경기에 나서지만, 상대의 역습에 쉽게 흔들리고 범실이 잦아 기대만큼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는 데에 실패했다. 태국과 바레인을 상대로 거둔 2승이 뿌듯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다. 아무리 5월 본선 무대가 본 목표라고 하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본선 자동진출권을 따냈으니 이번 대회 탈락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이 팀을 만들기 위해 들여온 시간이나 기대치에 비하면 심각한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 

줄어드는 격차, 제자리 걸음 한국 축구


이번 대회에서 조기 탈락한 결과가 걱정스러운 것이 단지 U20 월드컵 본선에서의 부진을 우려해서만은 아니다. 최근 아시아 축구는 중동과 동남아 등 그간 다소 근시안적이었거나 퇴보한 것처럼 여겨졌던 국가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그 실력차가 좁혀지는 중이다.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아스파이어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유소년 축구부터 차근차근 수준을 높여온 것이나 - 2014년 AFC U19 우승은 대표적인 성과다 - 베트남, 태국 등이 자국 프로 클럽들과 연계해 유소년 축구에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변화다. 


물론, 대한민국 축구 역시 2014년에 출범한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과 프로팀 산하 유스팀 운영 확대 등으로 꾸준히 장기적인 플랜을 발전시켜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골든 에이지'와 '스마트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장기적 플랜의 우수성과는 별개로, 국제 무대에서의 기본적인 성과는 몹시 중요하다. 독일과 벨기에 등 유소년 축구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투자로 큰 성과를 낸 축구 선진국들의 사례를 모티프로 삼은 것은 바람직한 시도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성과가 기대 이하에 머문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동력이 일찍 소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처럼 U16과 U19 대표팀이 나란히 아시아 지역에서조차 조별리그 탈락에 실패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더욱 그렇다. 적어도 장기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핵심 인력들과 또 이들이 만들어낸 프로젝트가 힘을 받고 오래 발전해 나가려면 이를 통해 배출된 선수들로 구성한 대표팀이 최소한의 성적은 담보해줘야 한다. 



장기 프로젝트와 국제 대회 성적은 별개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수 년 간의 노력과는 반대로, 2016년 들어 진행된 연령별 대표팀의 공식 대회 성적은 기대 이하에 머물렀다. 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본선에 올라 조별리그 통과도 못한 것은 무려 20년만의 일이다. 2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이니 10회만에 처음으로 본선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것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U16 대표팀은 - 아예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2010년을 제외하면 - 이 대회에서 최근 6회 연속 8강 진출, 그 중 결승 진출 3회, 우승 1회를 차지한 바 있다. 

U16과 U19 대표팀이 아시아 대회에서 같은 해에 나란히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것은 분명 충격적인 결과다. 게다가, 한국은 AFC U19 아시아 대회에서 올해까지 벌써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14년에는 베트남을 잡았지만 일본과 중국에 덜미를 잡혔고, 이번에는 태국 바레인 사우디와 한 조였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이전까지 9차례 대회에서 무려 8차례나 4강에 올라 그 중 5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이 연령대 강팀이었다. 

청소년 대회에서의 부진은 장기적으로 성인 대표팀과 유소년 축구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걱정스럽다.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연령별 레벨의 클럽 축구가 덜 활성화된 아시아에선 연령별 국가대표팀이 국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한된 기회다. 그리고 여기서 쌓은 경험들은 성인 무대에서의 성공 여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청소년 대회에서의 성과는 그 아래 연령대에 저변이 넓어지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는 이에 따른 장기적인 행정적/기술적 노력이 병행될 때에 가능한 것인데, 지금 한국의 연령별 대표팀 축구는 꽤 지속적인 부진에 빠져 있다. 특히 여자 축구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해서 2010년 FIFA U17 월드컵 우승 이후 저변 확대에 실패, 기반이 흔들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자 축구의 경우 U17 월드컵 우승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에 놓여있어 AFC U16 대회에서는 벌써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부진에 빠져 있다. 

그래도 대표팀은 중요하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발굴하는 과정을 발전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장기적으로 모든 연령별 대표팀이 같은 방향, 같은 DNA를 갖게 하려는 노력이 진행되는 것과 별개로,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연령별 국제 대회에 나가는 선수단 구성을 담당 지도자의 개인적 평가와 기준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인 대표팀 못지 않은 수준의 지원은 쉽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연령별 축구의 전국적 평가로 직결되는 것이 해당 대표팀의 성적인만큼 풍부한 자료와 분석을 통해 적절한 견제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 U19 대표팀, 그리고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격인 U16 대표팀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중도 탈락한 것은 '그래도 우린 장기적으로 잘 나가고 있다'고 위안 삼거나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에 열릴 U20 월드컵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 대회에서의 성적은 대회 흥행이나 성공 여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축구의 향후 발전 가능성,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해 온 여러 프로젝트의 지속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어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U19 대표팀이 보여준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이가 드문 현재 상황은, U20 월드컵의 개최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에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할 수 있다. 굳이 '나비효과' 따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 나라의 (연령별이든 성인팀이든) 대표팀이 갖는 상징성은 근시안적인 성과주의를 넘어 선 파괴력을 지닌다. 2016년 들어 각급 대표팀이 수렁에 빠진 여러 장면들은, 그래서 한국 축구에겐 큰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대한축구협회가 '협회'보다 '축구'에 더 방점을 찍어도 좋은 조직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기사제공 서형욱 칼럼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260&aid=0000001098


믿고보는 갓형욱..ㄷㄷ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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