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기용에 관한 이야기로 한바탕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군요.
이승우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이제 베로나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벤투 감독은 왜 쓰지도 않을 이승우를 대표팀에 불러 들여서
베로나에서 한참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이승우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냐며
"쓰지도 않을 선수라면, 아예 대표팀에 부르지도 말라"는 주장을 펴더군요.
대표팀 선수는 23 명.
선발은 11 명, 교체는 최대 3 명, 한 경기에 출전 가능한 선수는 최대 14 명.
매 경기마다 9~12 명은 출전하지 못함.
그래도 23 명을 선발하는 것은,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대체 선수로 뽑아두는 것임.
경기 중에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길 수도, 발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이청용 선수처럼 정강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충돌하면서 뇌진탕을 일으킬 수도 있는 등
선수가 언제 팀 전력에서 제외되는 사건이 발생할 지 알 수가 없음.
그래서 감독은 언제나 주 멤버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선수를 선발해서 대기시키는 것임.
하지만, 대체 선수는 어디까지나 대체 선수.
감독의 전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있고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수행하는 능력이 주멤버보다 떨어지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감독이 기용하는 우선 순위가 존재할 수 밖에 없음.
그런 의미에서 이승우 선수는
벤투 감독 입장에서 대체 선수 일 뿐, 주 멤버는 아님.
그렇다고 안 뽑을 수는 없음.
언제 주 멤버에게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르니까.
그래서 주멤버 정도의 능력은 안 되지만, 대체 선수 정도의 능력은 되는 이승우를 선발한 것이고
아직 이승우를 대체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에 이승우를 출전시키지 않은 것임.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10 명 가까운 선수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단 5분도 뛰어보지 못할 수 있음.
그런데, 교체 출전도 못하니, 감독이 쓸 의향이 없는 것이고
감독이 쓸 의향이 없을 바에는, 아예 뽑지를 말아라?
2002년 월드컵 대표팀 명단.
GK 이운재, 김병지, 최은성
DF 현영민, 최진철, 유상철, 김태영, 이영표, 이민성, 홍명보
MF 최성용, 김남일, 최태욱, 이을용, 윤정환, 안정환, 박지성, 송종국
FW 설기현, 최용수, 이천수, 차두리, 황선홍
2002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GK를 제외하고, 현영민, 이민성, 최성용, 윤정환은 아예 뛰지를 못했음.
그러면 아예 뛰지를 못했으니,
히딩크 감독은 위 4명과 GK 김병지 최은성까지 6 명을 제외한 17 명만 선발해야 했을까?
김병지, 최은성, 현영민, 이민성, 최성용, 윤정환 등도
모두 각자의 소속팀에서는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자원들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