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손흥민의 경기를 보면 아시안게임 이전의 손흥민과는 다른 존재가 돼버린듯한 손흥민을 봅니다.
흔히 말하는 월드클래스라는 선수그룹에는 이미 들어와 있고 여기서 다른벽을 두드리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모호한 월드클래스라는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저는 경기장안에서 다른시간대에 존재하는 듯한 선수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몸에 차원의 벽을 두른듯 여유롭게 움직이지만 쉽게 막을수 없는 선수. 다른선수들은 노동을하는것 처럼 축구하지만 혼자 이어폰 꼽고 조깅하는것 같은데 골은 너무 쉽게 만드는 선수들 말이죠.
이전의 손흥민은 강한 슈팅은 좋지만 시야가 좁고 너무 드리블만 고집하다 공격템포를 망치고 거기에 체력 손실은 덤으로 와서 조기 교체 되는 전술면에서 너무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였죠.
그런데 아시안 게임에서 인생경기를 하는 황의조가 오자 피니셔가 아니라 최전방 패서가 돼면서 다른 축구를 하다 토트넘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우승은 했지만요. 득점왕이 손흥민이 아니라는데서 토트넘팬들도 놀랐죠.
고갈된 체력과 왠지모를 패스본능 때문인지 이도저도 아닌 선수가 돼버린듯 했죠. 하지만 체력게이지가 만땅을 채우자 전혀 다른 손흥민이 나옵니다. 득점력 뿐만 아니라 키패스로 골을 만드는 선수로 뒷공간을 끊임없이 노리지만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패스로 바로 전환하는 선수로 의미없는 초원질주 얼룩말에다 뭔 수비가담까지 한다고 헥헥대다 70분대에 교체돼는 반쪽짜리 선수에서 풀타임을 뛰면서도 여유가 있어보이는데 막판까지 위협적인 선수로 거듭납니다.
쓸데없는 헌신 운운하면서 자신의 체력게이지를 80-90대를 유지못하는 스프린터형 윙어는 70분대에 교체는 당연한 겁니다. 포체티노는 합리적인 사람이고 섬세하게 관찰하는감독이에요. 그당시의 손흥민은 감독의 전술에서 그정도밖에 역할을 못하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자신의 체력게이지를 관리합니다. DESK라인의 장점이자 단점은 선수의 색깔이 다 달라서 손흥민의 장점은 뒷공간을 노리기엔 DESK중 최고라는 것이었죠. 그런데 70분대에 지친것 같다? 지공상황에서도 너무 드리블만 고집하다 끊기고 체력은 체력대로 방전돼고....
감독은 연승을 할수 있다면 팬티도 안갈아 입는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감독 쉽게 짤리는 EPL에서 교체티노라니요. 이유는 손흥민 이었죠.
지금의 손흥민의 수비는 체력관리하는 선에서만 합니다. 그거 안해도 뭐라는 선수도 코치도 없습니다. 첼시전 단독돌파골 이후엔 다 인정해 버린거죠. 나는 저렇게 못해. 저런놈이 세계에 몇이나 있지....아 저놈은 난놈이구나.
운동선수들은 단순합니다. 실력을 보고 인정해 버리면 믿게 돼는 거죠. 전에 토트넘은 2 3선의 무의미한 슛이나 골욕심이 많았었죠. 하지만 지금의 토트넘은 볼공급만 잘하면 DESK가 알아서 해주는 뭣하러? 하면서 무리한 2 3선 갑툭튀들이 사라지면서 공수 밸런스가 오히려 좋아졌죠.
다득점을 하지만 실점은 잘안주는 팀이 돼버린거죠. 이게 크랙이 없는 팀과 있는팀. 아 맨날 공보내면 뭐해 골을 못넣는데 차라리 내가 해야지 하면서 공수 똥망이 돼버리는 과거의 토트넘에서 교통정리 잘된 강팀이 돼버린 겁니다.
뭐가 바뀌었나요? 손흥민이 달라지니 토트넘이 달라진거죠. 물론 워낙 좋았던 기존 1선 라인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제야 자기 재능을 알아버린 시소코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요.
빌드업도 피니셔나 크랙이 없으면 그저 나무칼로 여러번 때릴 뿐인거죠. 손흥민의 변신으로 유럽 클럽에서도 S급으로 거듭난 1선 라인을 보유한 토트넘의 미래와 손흥미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월드클래스라는 모호한 그시대의 선수들에서 그시대하면 떠올리는 아이콘의 벽을 지금 두드리고 있는건 아닌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