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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15 00:23
[기타] 히딩크 이슈에 대한 단상
 글쓴이 : 파람
조회 : 461  

간혹 들어와서 글 보는데, 히딩크 감독 관련하여 말들이 아직 많군요.

이에 대한 제 의견 간략히 적도록 하겠습니다.

 

1.     김호곤

히딩크 쪽에서 공론화를 하고 나서야 카톡 내용을 공개한 것은, 분명히 비난 받을만한 일입니다

히딩크 전 감독과 축협과의 관계, 혹은 개인적인 관계가 어떤지는 몰라도

2002년 그토록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히딩크 측의 제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지도 않고 

자기 판단으로 무시했다면 그것도 잘못이고

행여나 정말 실수로 제대로 못 본 것이라 할지라도 

일이 이토록 커진 것에 대한 응당 책임은 불가피합니다

만약 축협이나 기술위원회, 혹은 결정권자들에게 이런 제안이 있었음을 알렸으나 묵살된 것이라면,

그 결정을 내린 사람들과 과정을 이제라도 밝히는 것이 옳다 봅니다.

 

2.     신태용

신 감독은, 예선 두 경기를 마치고 통과가 되면 본선까지를 책임져 달라는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압니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으며

본선까지 책임질 명분을 확보하였습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불만이 큰 사람은 신 감독 본인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 스스로 판단하기에 한국 선수들을 더 잘 이끌고 본선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최근까지 선수들과 호흡하며 그들을 더 잘 알고 있으므로, 지피지기 중 지기에 대한 자신감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신 감독이 끝까지 감독 직을 수행하겠다 밀어붙일 시, 축협에서도 그를 설득한 마땅한 명분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신 감독의 용단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히딩크에게 맡기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해서나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나 

더 나을 것 같다라고 신 감독 스스로도 판단한다면

과감히 감독직 사퇴를 한 후 히딩크 휘하의 코치로 백의종군하여 해외 축구의 지도력을 좀 더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절차적으로는, 히딩크 감독이 올 수 있다면 자신은 감독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어떠한 직분이라도 사양하지 않겠다 등의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지요.) 

신 감독이 더 경험을 쌓고 해외 축구 선진국의 장점들을 흡수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에 제법 의미 있는 지도자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에도 적은 것처럼, 신 감독 입장에서 

본인의 역량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고 히딩크 감독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억지로 그를 끌어내리는 것은 오히려 무척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3.     축협

이 모든 분란의 출발점에

축협이 그간 보여준 폐쇄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상황에 대해 아무리 억울하고 어처구니 없더라도, 땅에 떨어진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숱한 기회를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걷어차 왔음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불행히도, 솔직히 변화에 대해 큰 기대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에겐 밥그릇이 달려 있는 문제이니까요.)

일단, 현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연히 기술위원회도 배석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신 감독 의사도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약 월드컵 본선에 대한 신 감독의 자신감과 의지가 확고할 시

기술위원회, 핵심 국대 선수들, 혹은 외부의 자문을 통해서라도 

그 자신감이 객관적으로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합니다

(이는 절대 평가가 아니라, 히딩크 혹은 국대 감독에 대한 의지와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의 

물망에 오른 감독 후보들과의 상대 평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한국 축구의 역사를 크게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안건이니만큼

정말 계파나 집단의 이익 여부를 떠나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신 감독의 판단에도 히딩크 등이 낫다는 의견일 시

본격적으로 히딩크 감독과 정식 계약을 맺기 위한 협의를 가급적 빠르게 진행하여야 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조건에 개의치 않고 올 것 같은 언론사의 블러핑이 있지만

당연히 적정 조건에 대한 딜은 없을 수가 없겠지요

오히려 우리가 부탁해야 하는 입장인데 히딩크 감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4.     축구 팬

요즘 이 축구 게시판을 지배하는 것은 다름아닌 분노의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비상식이 상식을 무너뜨리고,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에게 갑질을 하며

노오력만으로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돈과 연줄의 힘 앞에 굴복해야 하는 세상에 자포자기하며 살아오다가

촛불 민심으로 대표되는 국민의 열망에 대통령도 탄핵이 되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 보았습니다

올바르지 않다 여기면서도 바꿀 수 없을 것이라 체념해 왔던 많은 것들에 변화의 가능성이 생겼고,

그 변화에 대한 갈망은 집단 이기주의로 폐쇄화 되어 있던 축협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도화선은 무척 실망스러웠던 월드컵 예선의 경기력이었겠지만요.

한국 축구의 앞날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이 다를 것입니다

이번의 경우만 보더라도, 히딩크의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2002년보다 오히려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나을 게 없다 란 의견도 제법 있습니다

2002년은 한국 축구뿐 아니라 히딩크 감독 인생에서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였으나

이후 그의 실적은 기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신 감독 유임에 히딩크 기술 고문 정도가 가장 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기대해야 하는 것은 기적적으로 한국 축구의 역량을 빠르게 극대화시키는 것보다 

(물론 그러면 더더욱 좋겠습니다만

한국 축구와 축협 등의 고질적인 병폐에 대해 기존 세력과의 유착에서 자유로운 이를 통해 

근원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번 히딩크 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만

축구 팬이 바라는 한국 축구의 개선 방향이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그에 접근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건전한 논의는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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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바가 17-09-15 00:28
   
전체내용이 알차네여~
근데 보기불편하니~ 글자크기라도 확대하심이..^^
쌈바클럽 17-09-15 00:28
   
대체로 동의 합니다.
Sdcee 17-09-15 00:29
   
신태용은 미션을 수행한 바가 없습니다. 실패했죠. 그 미션은 아자문이 실현했습니다. 굳이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말은 바로 해야죠.
화병의근원 17-09-15 00:29
   
그냥 히딩크 감독님 오시는 것 만으로 엄청난 변화에요...머 그렇게 길게 쓰셨데;; 쓰잘 대기 없이...쉽게 말해 선수.국민 모두가 단합이 될 수 있음...우리나라 단합하면 무서운거 아실거고...
     
G평선 17-09-15 02:57
   
열의를 가지고 정성들여 쓰신 긴 글을... 쓰잘데기없다고 하시다니... ;;
아무로레이 17-09-15 00:35
   
신태용은 글쓴이가 생각하는 수준의 그릇이 아닙니다.  그릇이 정말 작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