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상 축구는 한국이 일본을 이긴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특유의 피지컬로 일본을 압박하고 신경싸움 들어가면 일본은 스스로 무너진다고요. 그런 기본적인 편견은 뒤로하고 이번 월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일본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
1. 기본기가 뛰어나다.
일단 전후방 가리지 않고 공을 받았을 때 빠르든 느리든 볼 홀딩이 무척 자연스럽더군요. 공이 발끝에 붙을 정도로 볼의 스피드를 죽이는 능력이 대부분 가능하고 특별히 피지컬이 좋지 않음에도 상대선수를 등지고 볼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일단 어색해하지 않는다. 상대선수가 누구든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습관처럼 느껴졌습니다.
2. 사이드 연계와 크로스 능력, 그에 따른 중앙선수들의 대쉬 방향 선택이 딱딱 들어맞아있다.
사실 우리 주특기가 크로스, 빠른 측면 돌파 골게터의 받아먹기 였습니다. 90년대 2000년까지도요. 이제는 이걸 일본이 잘하는 주특기가 되어 버렸네요. 한두번이 아니라 매번 이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을 휘젖는 것 보면 준비된 연습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약팀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약속된 플레이
일본은 측면 제치면 빠르고 낮게 수비수와 골기퍼 사이로 크로스를 주고 공격수는 이걸 생각하고 바로 뛰어 들어가고 우리나라는 측면은 무조건 뻥 뛰우죠.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라 랜덤 플레입니다.
뭐, 투지, 전술 등등 말할 게 끝이 없지만 일단 크게 이 두점에서 한국과 일본 축구는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안 게임, 프로경기, 아챔은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길 수 있습니다. 여자저차 우당탕탕으로요. 그러나 한 양국의 경기가 아닌 타국을 상대로 대하는 자세나 방식, 모든 기본기 등등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크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
진짜 축협은 그동안 뭐하고 지낸건지
우리나라가 못한 거 보다 일본이 잘하는게 더 짜증나지만 일단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걸 준비하고
지금부터라도 기본기 홀딩, 볼 트래핑이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연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될 것
같습니다. 축협이 그럴 맘이라도 있는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