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박문성 해설을 봐야 할 땐 음소거를 합니다.
박지성의 EPL시절... 한심망난한 여러가지 기억들이 많았기 때문에 믿고 거르죠..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기본적으로 우리팀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다시 드러난 경기라고 봅니다.
후반 초반까지 철저히 미들에서 밀린 경기죠.. 442가 가지고 있는 근원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 풀백의 고질적인 문제는 대인마크를 위해 뛰어나가고 그 자리에 백업이 되지 못한다인데요..
라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그 문제는 많이 완화가 되었죠.. 이전의 끔찍했던 변형3백실험에서도..
백업 문제는 많이 해결되었죠...
하지만 센터백 자체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은 단기간에 보완될 수 없기 때문에
한국팀에게 있어서 미들에서의 싸움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442의 문제는 2명의 중앙 미들을 보란치로 전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숫적인 열세로 이어진다는 점이죠..
세르비아는 겉멋와 오만함으로 뭉친 콜롬비아와는 다르게 잘 조직화된 팀이었고..
중원에서의 싸움에 능했고 압박도 좋았죠...
구자철은 결국 중원 싸움에 보탬이 되는 공격수의 역할을 했습니다.
아주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아주 나쁘진 않았죠. 이는 다른 4명의 미드필더들에게도
똑같이 평가를 해야 하는데.. 다른 4명 모두 아주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주 좋지는 않았습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팀은 미들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전략을 짜야 합니다.
근원적으로는 수비적 3백이 정답입니다만.. 한국팀은 플랫3에서 나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고..
한국팀의 플랫3은 3선이 불필요하게 물러서거나.. 포어리베로가 쓸데없이 전진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실패합니다..
만약 우리가 플랫3를 가동할 수 없다면 구자철의 2톱 실험은 괜찮아 보입니다.
아예 구자철을 2선으로 내리고 손흥민을 1톱으로 세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보지요....
세르비아가 패널티골 실점이후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체력 저하로
라인 간격이 넓어지면서 헝크러지고 한국팀에게 찬스가 나오는 모습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봐야죠..
개인적으로는 구자철 선수보다 이근호 선수를 더 좋아하죠.. 저는 11번 스타일의 선수를
아주 편애합니다.. 하지만 잘조직화되고 중원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는 세르비아에게
손흥민과 이근호가 2톱이었을 때 구자철보다 나았을까라는 데에는 쉽게 판단하기 힘듭니다.
이제 박문성의 이야기를 해보죠.. 저는 특히 국가대표 경기에서 중계진이 특정선수를
폄하하거나 편애하므로 인해 선수단이 흔들리거나 선수가 망가지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훈련되지 않는 축구팬들은 중계진의 발언에 세뇌당하게 되고 편승하게 되죠....
축협 일로 욕을 많이 먹지만 이용수 부회장이나.. 한준희, 차범근 해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편입니다. 허정무 전감독도 많이 신경을 쓰며 해설을 하는데요...
지상파 해설을 할 때에 그 시점의 실수를 지적하지만 그 실수를 반복해서 언급하면서 상기시키지 않고..
특정선수를 편애하거나 비하하지 않도록 기본적으로 주의를 기울입니다.
팀전체에 대해서 말하지만 '오늘은 누가 아니다'..'누가 문제다'.. '누구는 오늘 왜 이러냐'는 둥의 해설을
하지 않아요. 의도적으로 이러한 해설이 시청자를 세뇌시키고 어떤 문제를 야기시키는 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고 실제로 어떤 선수가 정말 그날의 구멍이라고 해도 실수의 시점을
지적하는 것 외엔 언급하지 않습니다.
반면 SBS의 축구 중계진들은 전통적으로 선수비하에 아주 특화되어 있다시피한데요...
세르비아전 박문성의 해설은 아예 그 정점을 찍는 분위기라고 봅니다.
대체 전반 45분 내내 출전하지도 않은 이근호라는 이름을 몇번 부르고 있는 것이며..
특이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있는 구자철의 이름을 몇번 부르고 있는 걸까요?
믿고 거르는 박문성을 음소거하려다가 하도 황당해서 몇년만에 볼륨을 그대로 둬봤는데요..
이건 마치 누군가에게 이근호 짱...구자철 아웃이라는 지령을 받고 선동하는 것처럼 들리더군요..
한국팀은 이근호와 구자철.. 나아가 염기훈과 권창훈에 대해서 전술적 고민을 해야하는 건
분명합니다. 물론 이 4선수 뿐만 아니라 우리가 2선라인을 어떻게 구축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죠.. 하지만 지상파 중계진의 편파적인 선동질은 당장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해설에 경도된 일부 팬들은 구자철 대표팀 나가라!며 여론을 형성시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미들 장악력에 상당한 약점을 노출하기 때문에 기성룡, 구자철 이라는
두 선수의 존재는 대단히 중요하죠.. 우리가 만약 압박에 버틸 수 없는 강한 상대를 만난다면..
우리는 공격의 일정 부분을 희생하고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겠죠..
이번 세르비아 전은 그러한 실험이었고.. 다른 정상적인 해설진이었다면 그러한 저간의 사정을
문제를 설명하면서 중원싸움의 과정을 이야기 했을 겁니다.
이것은 손흥민을 제외시키고 델리알리와 헤리케인을 2톱으로 세운 토트넘 vs 레알전의 카피판이죠..
제가 보기엔 구자철이건 이근호건 한국팀의 전술에 여러가지 옵션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심지어는 이청용 윙백도 마찬가지의 옵션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게 옳다고 봅니다..
이청용 윙백은 실패해서 욕을 먹지만 11번스타일의 2명의 선수를 동시에 2톱으로 전개시키는
전술도 운이 나쁘게 작용하면 욕을 퍼먹을 무모한 발상이니까요.. 구자철 2톱도 황당한 발상인데...
저는 이 3가지 경우 다 아주 좋은 발상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3가지 발상이 모두 토트넘을 카피하고 있다는 게 씁쓸하긴 합니다만...
여하튼... 선수를 비난하는 건 팬들의 권리이지.. 중계진이 해서는 안될 일이며....
선수를 비난하는 팬들의 권리도 자신의 주체적인 시각을 갖고 해야지...
중계진의 헛소리에 선동되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한국에선 그런 일이 너무 많이 벌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