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단은 우선지명 선수로 현재 성균관대 소속인 미드필더 이진현이 오스트리아의 강호 ‘FK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이적한다고 9일 공식 발표했다.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1)에 이어 또 하나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1부) 한국 선수가 추가된 셈이다.
다만 이진현의 이적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그는 일단 10일 비엔나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정식 입단하게 된다.
그런데 내년 1월 비엔나를 빠져나와 포항과 입단 계약을 맺고 다시 비엔나에 임대되는 길을 선택했다.
‘6개월 이적+6개월 임대’ 방식을 취한 이유가 있다. 자신을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지원한 포항 구단 은혜를 갚고 싶어서였다.
이진현은 포항 산하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현재 성균관대 재학 중인데, 현재 K리그 이적시장이 닫혀 있어 지금 당장 포항 입단이 불가능하다.
반면 유럽 시장은 열려 있다. 이에 이진현은 일단 성균관대를 떠나 비엔나와 6개월 입단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올해 말까지 뛴다.
K리그 선수 등록 기간이 열리는 내년 초엔 포항으로 적을 옮긴 뒤 바로 비엔나 임대 신분을 갖게 된다.
포항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비엔나 구단은 내년 여름 이후에도 이진현을 보유하고 싶을 경우, 포항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의 기특한 생각을 받아들여 포항도 이진현의 미래를 열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U-18 대표팀 정우영을 데려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도 그의 전 소속팀인 인천 유스 대건고에 소정의 이적료를 지불한 적이 있다.
이진현이나 정우영이나 모두 서류상으론 아마추어 신분이라 유럽 구단 입장에선 이적료가 불필요하다.
하지만 프로 유스팀의 혜택을 받고 자란 이들은 그냥 가지 않고 육성의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애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