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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5 15:07
[잡담] 사우디전을 보며 들었던 잡생각들...
 글쓴이 : 브레드
조회 : 422  

뭐 지금 한국축구의 나름의 위기상황도 떠오르고 98년 프랑스월드컵도 생각나고...

하여간 남의 나라 경기지만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98 당시 우리나라는 e조 최하위로 마감했지만, 재미난 사실은

히딩크의 네델란드 1승 2무, 멕시코도 1승 2무, 벨기에는 3무였습니다.

결국 골득실로 네델란드가 조 1위로 올라갔지만,

우리와 비긴 벨기에도 우리와 비긴 이미지 때문에 약해보여도

실상 나쁜팀이 아니였다는거죠.

네델란드와 0:0 멕시코와 2:2로 비겼고 우리나라에 다득점하면 16강 갈 기회도 있었던 상태였지요.

지금와서 차범근감독의 전술이나 선수기용에 대한 얘기는 아무 의미없는듯 합니다만,

당시에 제가 느낀 느낌은 어제 러시아와 사우디전 처럼 단순히 기량의 차이보다는, 한마디로

'얼었다'는 느낌 밖에 없더군요.

당시 지금의 챔스같은 클럽대항전 우승을 두번이나 시켰던 차붐은 이해못했을 '얼었다'는 감정,

이게 참 재미난게, 94년엔 비교적 젊은 팀이였던 우리에게 더운날씨도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프랑스라는 은근히 인종차별 심한 나라와 비교할때 훨씬 덜 배타적이고 덜 낯설은 미국이였다는 점, 그나마 

교민들도 의외로 많이 찾아주신게 선전의 원인중 하나가 된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하여간 그렇게 폭망했던 98이후에 2002년까지 4년동안 정말 축구팬이던 입장에선 자다가도 축구생각하면

벌떡벌떡 깨고는 했었죠.

지금은 남아공이 깨줘서 사라진 기록이지만, 개최국 최초로 16강 진출 못하는거 아닌가, 안방에서 남의 잔치

해주는거 아닌가했던 두려움..

바로 월드컵 1년전에 컨페드컵에서 무섭게 우리를 찢여발기던 프랑스, 유럽원정에서 치욕스럽던 체코 이 

두경기의 결과 오대영이라는 별명까지 앉고 있던 히딩크감독의 사생활까지 물고 늘어지던 스포츠찌라시들까지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그 후에 월드컵에서의 과정이야 누구에게나 즐거운 추억이 되버렸고 저에게도 환호와 수많은 야한밤(-_-;)을

선사했던 청춘의 기억입니다.


뭐 다 지나버린 쓸데없는 얘기지만, 정말 단순하게 아쉬웠던건 히딩크감독과 재계약 못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큰줄기로 봐서 아쉬운건 선수들만큼이나 축협이나 팬들도 승리나 영광의 경험이 없었기에, 그 한국축구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린거겠죠.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이 실패할까 두려운 마음에 1년 6개월이라는 긴 합숙으로 체력과 조직력을 다졌고,

지옥훈련을 겪은 우리 선수들은 딱봐도 느낄 만큼 눈빛부터 달라져있었죠.

근데 문제는 월드컵이후에 축구의 붐이 조성되고 나니, 자신들이 계약한 선수를 1년 6갸월이나 국가대표에 

양보를 강요(?)당한 프로팀들이 솔직히 대놓고 대표팀 소집에 테클을 걸기 시작했고, 알게 모르게 연맹과 축협

의 갈등도 그때부터 꽤나 많이 기사화되고 화자됐던 기억이 납니다.


많이 뛰고 체력 좋고 조직력이 정말 딱딱 맞아떨어지는 대표팀을 갖기 위해, 프로팀의 희생만을 강요할수도 

없는 것이고, 결국 방법은 항상 도돌이표 처럼 k리그의 발전과 세계화가 견인차가 될건 뻔한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처럼, 국가대표의 성적이 리그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건 인지상정이니,

평소에 리그에서 세계수준에 걸맞는 체력과 전술훈련이 되있어야 좋은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질텐데..

이게 참 어려운 문제구나라고 다시한번 느낍니다.

좋은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실력을 120프로 끌어내겠지요. 하지만 다시 쪼그라든 축구판에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같은 누구나 느끼는 위기가 코앞에 닥치지않는 한, 또 다시 1년씩 합숙할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은 k리그에서 해법을 찾아야하는데... 


신감독이 말은 참 정안가게 합니다만, 뭐 생각해보면 어렵풋히 그 마음이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니긴하죠.

중국처럼 정치인이 찍어눌러서 기업가들 축구에 돈쓰게 만들수있는 상황도 아닌 우리나라니까,

관객들이 리그를 좀 봐줘야 돈이 모이고, 돈이 되야 수준높은 선수와 스텝들도 영입이 되고, 그 수준 높은

선수와 스텝덕분에 다시 관객이 늘어가는 선순환이 먼저인데, 솔직히 시장통에 관리비뜯으러 다니는 모리배

처럼, 팬이랍시고 돈쓰면서 팔아주기는 싫고, 때마다 내가 너 티브이에서 봐주니 나에게 감동내놔라 며 관리비

는 받아가는 모양새처럼 보이는것도 사실이긴 합니다ㅋㅋ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보니 사우디하고 너무 멀리 왔네요ㅋㅋ 

하여간 많이 걱정됩니다만, 월요일 경기 우리 선수들 잘해줄꺼라 믿어봅니다 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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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네이터 18-06-15 16:04
   
비슷한 세대 축구팬으로 공감가는 글이네요. 추억이 새록새록...

그런데 98벨기에는 네덜란드전에 인생경기한겁니다. 왜냐면 유럽예선에 같은조였는데 두번다 0-3,1-3으로 깨졌었거든요. 두번이나 박살나다보니 개비기모드로 들어가서 성공한걸로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