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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15 00:02
[잡담] 손흥민이 못나오는 문제 관련해서 퍼온 좋은분석글...
 글쓴이 : 데토리앙
조회 : 894  

A. (억지로나마) 한줄로 요약하자면 적응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슷하게 나오는 다른 불만질문인 "윙에서 뛰면 제일 잘 하는데 왜 자꾸 톱에 세워 부진에 빠트리나" 라던가
"왜 기복이 심한가" "왜 로즈랑 나오면 이상하고 벤데이비스랑 나오면 괜찮은가" (이건 조금 억지라고 보지만) 에도 포괄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답이기도 합니다.

현 시점의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대활약하는 경기는 어느정도 패턴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리그에서 상대가 극단적으로 라인을 내리지 않고, 어느 정도 역습을 병행하고, 특히 상대 측면 미드필더가 공격적이거나 풀백의 다리가 그리 빠르지 않을 때. 구도상 1:1로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는 풀백을 상대할 경우의 손흥민은 열에 여덟 정도 비율로 선수 하나는 경기에서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 경기에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운이 없다고 해도 됩니다.
반대로 상대에게 측면 수비 가담이 빠른 미드필더가 있다면(+그 선수가 왼발을 좀 쓴다면), 그리고 상대 측면 수비가 2열이고 전진하는 풀백(로즈나 벤뎁)보다 그 앞 열에 압박을 집중하면 효과적으로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러면 보통 중앙으로 몰리고, 원투 칠테니 공 달라고 손 벌리는 (지난 시즌부터 익숙한) 포즈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경기 엉키고 컨트롤이 어지러워지는 걸 두고 보통 기복이라고 부르는데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기술적인 역량 자체는 일정한데,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가깝습니다.

이런 문제를 팀에서 그냥 방치하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손흥민의 위치를 바꿔서 다양한 상황에 적응시키려는 실험 자체는 지난 시즌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데뷔전부터 중앙에 두고 현재의 알리에 가까운 역할을 맡기는 걸 시작으로 우측에 두거나, 세컨탑 포지션에 두거나 의도적으로 센터서클 대각선 따라 이동하게 하거나. 정말 다양한 위치에 뒀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선수 폼 망치게 이상한 데서 뛰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던 배치는 대부분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 팀 공백이 있을 때 보다 다양한 전술 옵션을 실험하기 위한 배치에 가까웠습니다. (톱이 전부 부상이라던가 하는 특수상황은 예외)
이걸 손흥민만 여기저기 땜빵으로 뛰게 한다고 보는 분도 계신데, 케인도 에릭센도 뎀벨레도 알리도 다이어도 로즈도 전부 몇 포지션을 옮겨다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멀티포지셔닝이 가능한 경험을 쌓은 시점에서 고정 포지션을 잡은 겁니다.

이런 실험에서 성과를 냈다면 손흥민도 상황에 따라 베스트포지션을 달리 내보내거나 경기 중 구도를 바꾸는 방식으로 다양한 전술에 출전을 시킬 수 있습니다. 발 빠른 양발 공격수는 세계 어디에서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옵션입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충분히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문제입니다. 매우 적합하다 싶은 포지션은 레프트사이드 뿐이고, 매우 제한적으로 톱. 두 자리가 끝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못하는 선수들 놔두고 먼저 빼는가? 당연히 전술을 전환할 때 손흥민의 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군대스리가나 조기축구면 제일 못하는 선수부터 빼고 기회를 주는 식이겠지만, 프로 리그에서 교체는 단순히 못 뛰는 선수를 잘 뛸만한 선수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전술을 바꾸는 과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에릭센은 세컨탑부터 양쪽 측면부터 중앙 미드필더까지 전부 뛰니 여러 전술에 적응할 수 있고, 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선수들은 위치 조정에 바로바로 반응해서 감독이 요구하는 대로 뜁니다. 이렇게 '영리한 선수'라는 평을 듣는 선수들은 경기 중에 어려움을 겪어도 '경기 중에 다른 위치로 옮겨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라멜라는 멀티 포지셔닝 자체는 되지만 왼쪽에서 좀 엉망입니다. 시소코나 은쿠두는 포지셔닝 자체가 불안하고, 그래서 이 선수들은 전부 고정적인 주전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카테고리에 손흥민도 들어가는 겁니다. (실제로 경기중 교체비율을 보면 은쿠두를 제외한 세 선수가 통계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손흥민이 뛸 만한 전술로 선발진을 구성했다가 효과적으로 뛸 수 없는 전술로 변화를 모색할 경우 위치를 옮겼을 때 적응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다른 전술에 적합한 선수가 들어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레프트사이드에서 선발이 고정되고 교체가 빈번하다는 건 주전경쟁에서 앞섰다는 청신호가 아니라 온전한 주전급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이전 경기에 골을 넣었다 부진했다 같은 건 문제가 아닙니다. EPL 레벨의 상위 리그라면 기회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결과'가 되어야 합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면 유망주가 베테랑을 대체할 기회 따위는 천년만년 지나도 오질 않죠.
(그래서 출전기회를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고 착각하는 팬이나 보드진의 목소리가 큰 팀은 보통 부진하고, 전성기라 해도 몇 년 못 갑니다)

즉 현 시점에서 손흥민의 변화 없이 확고한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토트넘이라는 팀 자체가 전술적 변화 없이 레프트사이드에 공격을 집중하는 4231이나 뒤틀린 구도의 41212에 가까운 특정 전술만 고수해야 합니다. 상대가 누구던 성적이 어떻던 관계 없이 말입니다.
이렇게 하고도 토트넘 팬이나 보드진이 원하는 성적에 근접이라도 하려면? 손흥민이 4411 사용하던 보아스 시절 프리롤 베일 수준으로 활약하면 됩니다. 선수가 전술 자체인 수준으로 올라가서 승리를 가져다 주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죠.그리고 챔스 출전 경쟁권 레벨에 뛸 이유도 없죠
아마 적응성의 문제는 토트넘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다른 어느 팀에 가도 마찬가일 될 겁니다. 문제를 극복하려면 선수 자신이 경험을 쌓건 안목을 기르건 성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알락ㅆ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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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수저격 17-01-15 00:06
   
결론은 간단해 졌네요~! 손흥민이 베일급이 되던가....

아님 다른 팀 알아 봐야 겠네요!  그나마 손흥민 만큼 팀기여도도 못한 얀센,시소코,은쿠두는.....!!!

문제는 베일도 포체밑에 현재같은 포메로 있었다면 장담하기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건 서브자원을 잘 운영하는 감독이 우승을 하죠! 퍼거슨이 서브자원 활용에선 신급이구요!

지금같이 잘하는애들 체력 방전시키고 서브자원 경기력 떨어 트려놓으면 결국 중요한 리그 막판엔

힘을 쓰기 어려워 보입니다.
     
고앵욱 17-01-15 09:46
   
이사람은 글을 읽긴 한건지... 말을 잘 못알아듣네.
밥벌이 17-01-15 00:17
   
좋은글 잘 봤습니다
Captain지성 17-01-15 00:52
   
좋은글이네요..
달인킴 17-01-15 02:08
   
간만에 좋은글 보네요
눈팅만5년 17-01-15 09:19
   
잘봤어요~
poongjun 17-01-15 11:37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손홍민이 사는법은 적응력을 키우거나 베일급이 되거나 이적 이 셋중에 한가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