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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15 23:07
[정보] [아듀! 울산] 울산의 마지막 알리미, 정주리 기자를 만나다
 글쓴이 : 바람의하루
조회 :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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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1.jpg



울산 현대미포조선 돌고래(이하 울산)는 한국 세미프로축구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 중 하나였다. 울산은 1998년 7월 16일에 창단한 이후 2016년까지 19년간 17개의 우승(내셔널리그-7회,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3회, 전국체육대회-1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2회, 춘계실업축구연맹전-1회, 추계실업축구연맹전-2회, 전국축구선수권대회-1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울산은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인해 2016 시즌을 끝으로 구단이 해체되었다. 이로 인해 울산은 11월 12일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2016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끝으로 그들의 화려한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의 정주리 명예기자는 이러한 울산의 마지막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켜봤다. 정주리 명예기자는 지난 7월에 내셔널리그 명예기자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녀가 명예기자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울산의 해체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이로 인해 울산의 마지막 알리미가 된 정주리 명예기자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울산의 이야기를 축구팬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2016 시즌이 마무리 된 이후 그녀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내셔널리그 명예기자로 활동했던 4개월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음은 정주리 명예기자와의 일문일답


-원래 울산 팬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내셔널리그 명예기자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

“2014년부터 울산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울산의 홈구장이 집 근처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울산을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울산의 명예기자는 (신)재영이었다. 그런데 재영이가 전반기를 끝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면서 나에게 내셔널리그 명예기자 지원을 제안했다. 처음에 재영이의 말을 듣고 약간의 고민은 했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명예기자에 지원하게 되었다.”



-처음 명예기자로 선정되었을 때의 소감은?

“물론 설렜다. 하지만 부담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예전에 다른 대외활동을 하면서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글은 기사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내셔널리그 명예기자로서 쓰는 기사는 한국실업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송고가 된다. 이 때문에 이전과는 다르게 글을 쓰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 작업을 해야 했다.”



-내셔널리그 명예기자는 기사를 작성할 때 모든 팀에 대해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해야한다. 평범한 축구팬으로 활동했을 때와는 많은 점이 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팬일 때는 팬심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중립적으로 경기를 지켜봤던 것 같다. 그리고 명예기자의 입장에서 경기를 볼 때는 팬으로 활동하던 시절보다 더 중립적인 입장으로 경기를 관전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울산이 골을 넣은 순간에는 기쁜 마음을 감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멀리서만 지켜보던 선수들과 눈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건 너무 떨렸다. 그래서 처음에는 보편적인 질문만 던지고 서둘러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편안하게 대해준 덕분에 나도 나중에 가서는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명예기자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울산이 해체된다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 같다.

“일을 하는 도중에 갑작스레 해체 기사를 접했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부끄럽지만 일하는 내내 울었다. 그리고 우는 와중에도 선수들이 걱정되었다. 누가 보면 호들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동안 마음이 참 복잡했다.”



-선수들 역시 해체 소식을 접하고 적지 않게 동요를 했다고 들었다. 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것이 어려운 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언급된 주제 중 하나가 ‘구단 해체’였다. 밝게 대화를 나누다가도 그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면 선수들도 나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면서 한동안 침묵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 전에 일부러 한 템포를 늦추고 다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전환하려고 노력했다.”



-본의 아니게 울산의 마지막 명예기자가 되었다. 매 경기를 취재할 때마다 복잡한 감정들을 느꼈을 것 같다.

“원정경기는 거의 취재를 가지 못했지만 홈경기는 한 경기도 빠짐없이 취재를 갔다. 한동안 내 SNS 상태메세지에 울산의 남은 경기 수를 써놨는데 두 자리에서 한 자리로 넘어가니 마음이 더 오묘해졌다. 정말 끝이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 때문에 홈경기에 가면 경기의 모든 순간들을 집중해서 봤다. 하나도 빠짐없이 놓치지 않고 눈에 담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홈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을 등지고 나올 때는 ‘이제 여기 올 일도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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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강릉시청 축구단과의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끝으로 19년의 역사를 마무리했다. 명예기자로서 바라본 울산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나?

“기쁨과 슬픔이 공존했던 것 같다. 1차전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슬프다. 울산이 1-0으로 승리했음에도 마지막 홈경기라는 사실이 팬들과 선수들에게 큰 슬픔으로 와 닿았던 날이었다. 그 경기는 울산 구단이 홈 팬들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마지막 90분이었다. 그래도 1차전 때 너무 울었던 덕분일까.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분들이 모두 싱글벙글 웃으며 단상에 올라가서 기쁨을 즐겼다. 비록 승자의 미소 뒤에는 슬픔이 있었지만 멋진 퇴장이었다. 마지막까지 울산다운 모습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취재 경기와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하나씩만 꼽자면?

“용인시청 축구단과 치렀던 정규시즌 마지막 원정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울산은 다른 팀에 비해 승리 후 찍는 단체사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명예기자를 하는 동안에는 단체사진을 꼭 한 장만이라도 찍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울산이 용인 원정에서 이긴 덕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팀적으로도 올해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만 이날 홍현진 선수가 큰 부상을 당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빨리 완쾌하길 바라는 마음을 이 자리를 빌어서 전하고 싶다.”


“그리고 기사 중에서는 김정주 선수와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준비를 할 때부터 마음이 동요되었고 인터뷰 분위기도 평소와는 달랐다. 그전까지는 선수들과 서로 웃으면서 재밌게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이날에는 나도 김정주 선수도 사뭇 진지하게 임했다. 그 덕인지 ‘울산’에 대한 김정주 선수의 진심을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울산 현대미포조선 돌고래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인사가 있다면?

“음...지금까지 울산을 거쳐간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고 그리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응원하던 3년 동안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주던 모습을 생각하면 그저 고맙다. 내가 전공책을 들고 종합운동장으로 뛰어가던 학생 신분일 때부터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 울산은 나에게 활력소 같은 팀이었다. 공부가 힘들었을 때, 일에 치여서 지쳤을 때에도 울산 경기만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났다. 축구를 보는 90분 동안에는 힘든 일들이 다 잊혀질 정도로 경기가 재밌었다. 선수들 중에서 안산시민구단(가칭)으로 가는 선수들도 있고 아닌 선수들도 있는데 어디를 가든 그라운드 위에서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을 오래오래 보여줬으면 좋겠다. 다들 부상 조심하고 건강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울산에서 행복했던 순간만은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며 내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하다.”


인터뷰/강릉=김지훈 기자(asdike@naver.com)

사진=정주리 기자 제공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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