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일 양국이 이전에 갖던 정서는 분명 유연해지고 있다. 하지만 양국 축구가 대표팀이란 정점에서 붙으면 역시 지고 싶지는 않다. 작년 삿포로에서 한국 축구는 완패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금은 한국 축구가 바뀌려는 전환점에 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J리그나 일본식 축구가 한국 축구에게 하나의 모델, 목표가 되고 있지 않나 싶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위험하다는 건가?) 일본은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인데 한국도 최근 거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축구에서 중요한 건 여러 전술 중 하나를 택해 골을 넣는 것이다.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골을 넣기 힘들어진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는 상대 볼을 가로채서 빠른 템포로 역습해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런 장점을 잃어가면서까지 볼 소유에 집착하고 있다. 충분히 전진할 수 있는데도 백패스를 한 뒤 패스로 전개하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 현 일본 대표팀의 자케로니 감독은 빨리 압박하고 공격하는 축구를 원한다. 지금까지의 점유율을 중심으로 하는 축구로는 세계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얘기다. 그건 한국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무기 아니었나? 일본 입장에서는 정말 부러워했던 한국 축구의 보물을 버리려 하는 게 이해가 안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