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란 경기는, 한국 국대 축구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부임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경기력이 퇴보한 슈틸리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슈틸리케 짜르고나면, 한국 축구가 다시 강해질까요?
이란전 전반 25분까지 한국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마치 태업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소극적이고 무성의한 경기를 했습니다.
그 이유를 저는, 중국전에 나타난 후반 체력 부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전에서 3:0으로 앞서다가, 체력 고갈로 공격수들이 수비에 가담하지 못해 거센 추격을 받게 된 것이, 이란 전 초반에 체력 아낀다는 명목하에 소극적 플레이를 하게 된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을 위해 영입한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체력 부족이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한국 국대축구의 문제는 다시 히딩크 시절 이전으로 돌아간, 허약한 체력입니다.
어제 이란전 경기에서 활동량 1, 2, 3위가 모두 앞서고 있던 이란 선수인 것을 보면, 한국 선수들의 체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납니다.
지금 슈틸리케를 짜르면, 한국 국대에 반짝 효과는 있을 겁니다. 현재 체력을 아끼던 선수들도 국대 생존을 위해 입을 악물고 120% 체력을 짜낼 거니까요.
하지만 몇 게임 지나고 자리잡으면, 그때는 다시 슈틸리케 시절로 원상 복귀할 것입니다.
지금 축구선수출신이나, 축구 해설 전문가나,
[기술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기술축구 좋지요. 그런데 무엇을 위한 기술 축구인가요?
승리를 외면한 기술축구를 한다면,
한국은 이란은 고사하고 대부분 중동 국가와 경쟁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50년 이상 우리보다 앞서는 축구기술을 구사했습니다.
우리의 장점은 정신력 축구입니다.
정신력을 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체력’이 필요한 것이고.
체력을 요령 있게 사용하기위해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홍명보가 가장 욕먹어야 할 대목은, 국대 체력을 그나마 유지하던,
네덜란드 피지컬 트레이너를 버리고, 허약 체질로 월드컵에 임했다는 겁니다.
정신력 > 체력 > 기술입니다.
정신력과 체력 축구를 버리고 기술 축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신력과 체력 축구를 하기 위해, 기술축구를 접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국가대표 감독으로, 과르디올라를 영입해도, 지금 슈틸리케가 직면한 문제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