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분명 슈틸리케호 공격수 중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볼을 잡으면 거침없이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하는 몇 안 되는 유형의 선수다. 그러나 득점과는 거리가 다소 먼 듯한 인상을 준다.......................................
볼을 잡았을 땐 폭발력을 뽐내며 상대 수비에 위협을 가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공격수로서 골을 노리는 슈팅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이런 모습은 그의 소속 팀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보이는 경기력을 떠올려도 다소 이질적 느낌을 준다. 기실 코스타리카전뿐만 아니라 앞서 치른 A매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손흥민이 현재 A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득점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의아한 일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혹독한 일정 탓에 체력적으로 다소 부친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긴 해도 개인 기량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 일단 주로 4-3-3 포메이션에서 전방에 자리하는 세 공격수 중 한 축을 맡으면서 적극적으로 득점 가능 위치까지 파고들어 골을 노리는 소속 팀에서와 달리 4-2-3-1 포메이션을 근간으로 하는 대표팀에서는 최전방 원 톱 공격수를 보조하는 소임에 더 주력하고 있다. 레버쿠젠에서는 손흥민의 과감함과 적극성이 도드라지지만, 대표팀에서는 좀 더 동료들을 보조하려고 하는 이타성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전 인근으로 파고들어 직접 슈팅을 노리기보다 자꾸 다른 위치에 서 있는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살리는 침투 패스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두고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전이 끝난 후 "특별히 감독으로부터 지시를 받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동료들이 더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패스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는데, 팀 플레이를 살리겠다는 뜻은 좋으나 분데스리가를 통해 접하는 손흥민의 강점이 희석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런 이타적 플레이에 집중한 나머지 자신이 모든 수비수를 뚫어야만 다른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줄 수 있다고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상대가 강적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짙어지는데, 이를 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관중석에서 봤던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지나치게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손흥민만을 위한 공격 전술을 수립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팀 플레이를 해하지 않는 선에서 손흥민의 강점을 지금보다는 더 도드라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현재 대표팀 내에서 찬스를 만들고 직접 골까지 해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더 강력한 공격력을 얻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폭발적 득점력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그의 득점력을 최대치로 뽑아내지 못하는 듯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