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스타일을 잘 구현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그것에 적합한 선수들을 뽑았다. 우리 축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을 발표했다. 이들과 함께 벤투 감독은 59년 동안 찾지 못하고 있는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선수 선발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전술적 적합도'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어울리는 선수를 뽑았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준비과정은 잘 됐다. 일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약간 차질을 빚었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잘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제 상대 국가들에 대한 분석에도 돌입할 것이다. 지금보다는 조금 더 대회에 근접한 시점에 상대팀 분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적을 알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그러나 상대를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어떤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선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방향이 읽혔다. 그는 "구자철이나 지동원은 부상에서 돌아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익히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신뢰를 보였다.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남태희를 언급하면서도 "우리의 스타일을 잘 구현했던 선수인데, 정말 안타깝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문선민을 제외한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윙을 택하면서 기준이 있었다. 일단 멀티 능력을 갖춰야했다. 윙이면서 스트라이커를 볼 수 있는지, 윙이면서 공격형MF에 배치될 수 있는지 살폈다"고 말한 뒤 "또 좁은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들, 압박을 풀어나가는 능력을 지켜봤는데, 문선민은 공간이 있을 때 플레이가 더 좋다"고 소개했다. 장점이 있으나 자신이 원하는 유형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어떤 상태에 적합한 선수', '특별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카드' 등은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라는 접근이 가능하다. 체구가 크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을 위해 힘과 신장이 좋은 선수를 발탁한다는 등의 고려는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벤투 감독은 "많은 이들이 우승을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능력이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한국만이 유일한 우승후보는 아니다. 다른 국가들도 준비를 잘 했을 것이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 생각하진 않는다"는 냉철한 전망을 내놓았다.
원하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어떤 편법이나 임시방편이 답이 될 수 없다는 심지를 갖춘 모양새다. 상대에 맞는 선수보다는 우리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수. 벤투호가 자신들만의 색깔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21&aid=000375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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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는 상대에 따라서 스타일을 바꾸기 보다는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는걸 중요하게 생각하네여.
아시아권이라고 해서 뚝배기를 살리고 우리 스타일을 버리는건 장기적으로 이득이 없다고 보는듯.
히딩크 감독도 2018 월드컵 해설하면서 "한국팀 전술은 너무 복잡하다. 큰 대회일수록 심플하게 하는 것이 더 낫다" 면서 비슷한 말을 한적이 있져.
확실히 국내 감독들과는 생각하는 방식이 좀 다르긴 한 듯.
개인적으로도 플랜 B나 변칙전술 같은건 일단 우리 스타일과 플랜 A를 확고히 한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