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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28 13:32
[정보] 지금의 한국 축구는 기적이다.
 글쓴이 : Shinyru
조회 : 415  

서호정 칼럼 퍼왔어요.

가생이 눈팅하다가 칼럼 내용보니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여기에도 링크걸어봄.



미하엘 뮐러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은 최초의 외국인 분과위원장이다.


한국 축구가 선진 축구의 방식과 사고를 이식하기 위해 많은 외국인 지도자를 데려온 적은 있지만 미래와 직결되는 유소년 육성과 지도자 교육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유럽에서 활동하던 인물로 채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 출신인 뮐러 위원장은 지난해 말 사임한 박지성 전 유스전략본부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며 2019년부터 대한축구협회는 초등부에 8인제 축구를 본격 시행한다.


유럽 스탠다드로 무장한 뮐러 위원장이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결과다.






- 한국 축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소감은? 박지성 전 유스전략본부장이 직접 당신을 영입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끌렸는가?



작년 1월에 박지성 본부장과 박일기 팀장이 직접 독일로 왔다. 내 이력과 성과를 확인했고,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제안한 일들이 흥미로웠다. 박지성 본부장과 축구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에 일본에서 잠시 일했던 게 아시아 축구와의 유일한 인연이다.


강사로 일하는 게 아니라 상주하며 큰 체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느끼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 유소년 단계에서 8인제 축구 도입에 결정적인 힘을 실을 것으로 알고 있다.



스몰사이드 게임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하고 있고, 현재 유럽 대부분이 도입한 방식이다.


한국 축구는 초등부에 8인제를 도입하지만 독일의 경우 연령별에 따라 7인제, 9인제도 시행 중이다. 유아들은 5인제도 한다.


기본적으로 유소년 축구는 볼터치를 많이 하고, 1대1 상황을 많이 경험해야 한다. 좁은 공간과 강한 압박을 헤쳐 나가는 경기를 해야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축구를 즐기게 된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 경쟁하는 토너먼트는 치르지 않는다. 같은 횟수의 경기를 하는 페스티벌 형태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어른의 축구를 시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경기장만 조금 작아졌지, 11명의 선수가 어른의 전형과 전술, 그리고 이기는 게 최우선인 축구를 하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11명 전체가 함께 하는 축구가 아니라 1~2명의 중요한 선수에게 의존하고 그들에게 공을 집중하고 있었다. 유소년 축구의 목적과는 완전히 상반된 방식이다.


그것부터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 뮐러 위원장이, 그리고 유럽 축구의 기준이 생각하는 유소년 축구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고 있는가? 그들이 축구를 시작할 때는 분명 그랬을 것이다.


나는 50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축구를 사랑한다. 그래서 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런 내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축구를 즐기지 못하는 걸로 보였다.


좋은 선수가 나오려면 우선 그들이 축구를 좋아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하려는 축구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 다음이 좋은 코치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것이다. 정책은 그 다음이다. 내가 한국에 와서 관찰한 동안 그런 부분이 결여됐음을 확인했다.


유소년 대회에 가 보면 지도자는 이기기 위해 선수에게 고함 친다. 선수들이 자신의 생각에 의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 감독의 지시만 따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 8인제 축구를 도입하면서 경기 중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지시를 못하는 규정을 넣은 것도 그 때문인가?



한국 축구는 이제 지도자와 학부모를 위한 교육과 성장에서 탈피해야 한다. 11인제가 익숙하고, 변화가 두렵겠지만 발전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지도자 교육을 통해 꾸준히 설명했다. 막상 대화를 나눠보면 지도자들도 그 부분에 공감한다.


다만 그들은 현실적으로 결과에 매달리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아마 한국의 유소년 축구가 변화하기 위해선 그 고리를 끊는 게 가장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유소년 단계에서 결과부터 따지면 어떤 정책을 도입해도 나아질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한국에 머물면서 알게 됐다. 한국 사회는 모든 일의 명분을 결과에 맞춘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과정이 나쁘면 결과는 지속적으로 나올 수 없다. 어쩌다 결과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걸 위해 어떤 비용과 희생이 투자되겠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사고는 다르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과정을 거칠 때 미래의 안정적 성과를 기대한다. 물론 축구에서 성과라는 게 원한다고, 준비한다고 다 나오진 않는다. 독일은 브라질월드컵에선 우승했지만, 러시아월드컵에선 토너먼트도 못 갔다.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방향과 철학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시스템에 기반한 옳은 과정이 반복될 때 그 빈도가 높아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그런 사고와 인내가 부족하다. 축구도 당연히 이 사회의 일부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런 환경에서도 한국은 대단한 재능의 선수들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솔직히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믿기지 않는다.



왜 한국이 좋은 선수가 끊이지 않는지 이해가 된 부분도 있다. 정말 뛰어난 정신력과 배움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는 자기가 판단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더해져야 그런 재능이 잠재력에 그치지 않고 표출된다.


한국의 12세 이하 선수들은 지금 독일로 데려가도 아마 동일 연령대에서는 전승을 거둘 것이다.


하지만 15세, 17세,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반대로 격차가 벌어진다. 지도자가 시키는 것만 하는 축구 기계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출처: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52&aid=0000000865&rc=N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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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19-01-28 13:37
   
단순히 우리나라는 8인으로 경기하면 자기애들 3명이 경기에 못뛴다고 난리칠듯한데 조용히 넘어갔나 보내요.
     
Shinyru 19-01-28 13:38
   
저는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 이거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한국에 머물면서 알게 됐다. 한국 사회는 모든 일의 명분을 결과에 맞춘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과정이 나쁘면 결과는 지속적으로 나올 수 없다. 어쩌다 결과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걸 위해 어떤 비용과 희생이 투자되겠나?
          
마이크로 19-01-28 13:54
   
월드컵 두경기 졸전끝에 결국 마지막 한국에게 진 독일이 이후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우리도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근데요 과정도 그 과정속의 작은 결과들이 합쳐져서 생긴거자나요.  벤투가 선수장악은 잘 한듯합니다만..  체력 전술이나 장기간 대회시 경기운용의 실패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과도 장담 할 수가 없을 듯해서 걱정이네요. 한경기 진거지만 적기에 잘 터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