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는 중원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꾸린 4-4-2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만 배치한 4-1-3-2 포메이션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을 투톱으로 사용하는 것은 전임 감독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홋스퍼 감독도 사용했던 카드다. 수비적인 부담을 줄여주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벤투 감독은 새로운 카드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이날 30분 공개 훈련으로 드러난 전형은 4-1-3-2, 혹은 다이아몬드 4-4-2였다. 주전조로 볼 수 있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팀에 손흥민과 지동원이 투톱을 구성했다. 손흥민에 위에 서고 지동원이 섀도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였다. 2선에는 왼쪽부터 백승호, 이재성, 권창훈이 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정민이 자리했다.
변화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7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후 A매치 득점이 없다.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펄펄 날다가도 대표팀에만 오면 침묵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포지션 변경, 그리고 투톱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윙어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미드필드 좌우에 선 백승호와 권창훈은 원래 중앙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다이아몬드 4-4-2에서의 움직임을 알아야 한다. 이 포메이션에서는 측면에 주로 중앙 미드필더들이 선다. 직선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연계 플레이를 하는 게 이 전형의 키워드다. 과거 기성용이 스완지시티에서 뛸 때 자주 이 포메이션에서 뛰었다. 투톱 중 한 명이 사이드로 빠지거나 풀백이 높이 올라와 측면을 채우는 대신 미드필더는 중앙으로 파고 드는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한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와 권창훈, 이강인, 이승우 등에게 이 기능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