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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18 18:35
[정보] 86멕시코월드컵 당시 차범근 감독님의 회고.txt
 글쓴이 : 승우빠어어
조회 : 1,104  

- 사실 상대팀들은 한국 선수 중에 감독님만 알고 있는 상황이었죠. 집중적인 견제 대상이었고, 그로 인해 상당히 힘드셨을 텐데요.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외부에 노출이 많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견제를 많이 받았죠. 제가 여러 가지를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한 선수를 경계하다보면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죠.

아쉬움은 분명 있었습니다.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요. 그러나 골운이 닿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어쨌든 상대는 제 움직임을 견제했고, 저는 수비수들을 끌어내는 역할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틈이 생기고 골도 들어갔기에 제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당시는 동료들과 공을 같이 차본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볼을 주고받는 타이밍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었어요.

- 언급하셨지만, 어떻게 보면 분데스리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플레이에 있어 미묘하게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움직임이나 패스 스피드, 타이밍 같은 것에서 말이에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제가 독일에 처음 갔을 때 동료들이 저에게 볼을 주지 않았어요. 분명히 달라고 했는데도 안 줬죠. 나중에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볼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가 볼을 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겁니다. 그 선수들은 움직이는 선수에게는 볼을 주지만, 서 있는 선수에게는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초창기에 볼을 많이 받지 못했죠.

독일에서 그런 부분에 적응한 상태에서 대표팀에 왔는데, 아무래도 독일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움직이면서 볼을 받으려고 했는데, 잘 맞지 않았죠. 아무래도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했었고, 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가리아전을 보면 제가 오프사이드를 정말 많이 범했어요. 제가 들어가는 타이밍과 패스를 주는 타이밍이 조금씩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볼이 들어오기만 하면 뭔가 될 것 같은데 약간씩 어긋나니 정말 아쉬웠죠.

프랑크푸르트의 예를 들어보면 제가 본능적으로 움직이면 거기에 맞춰 미드필드에서 정말 날카로운 패스가 들어왔어요. 당시 프랑크푸르트에는 휠첸바인과 그라보브스키가 미드필드에 있었는데, 둘 다 월드컵까지 나갔던 대단한 선수들이었습니다. 제가 움직이려고 하면 자로 잰 듯이 뛰는 앞으로 딱딱 맞춰 패스가 들어왔어요. 아무래도 제가 분데스리가에서의 패스 타이밍에 움직이다 보니 대표팀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패스 타이밍이 늦어 오프사이드가 걸려던 것 같아요. 굉장히 아쉬웠죠.

- 당시 최순호 감독님과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예전에 최순호 감독님과 인터뷰할 때 “차범근 선배는 확실히 움직임이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좋은 움직임이 있으니까 내 패스도 더 사는 느낌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맞아요. 최순호 감독은 그 때 보니까 기술과 스피드도 있고, 주위를 보는 눈도 빨랐어요. 특별하더군요. 저와 감이 아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움직이는 타이밍에 맞출 수 있는 선수가 최순호 감독이었어요. 당시에도 아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호흡을 더 맞췄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최순호 감독님의 회고

86 멕시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차범근 감독님이 독일에서 합류하셨습니다. 당시 최순호-차범근의 공격 호흡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었죠. 직접 호흡을 맞춰보셨을 때의 느낌은 어떠셨나요?

당시에 저는 아시아예선을 치르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 좋은 플레이를 해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본선에서는 차범근 선배가 참가하길 바랐죠. 분명히 우리의 전력이 배가될 것이니까요.

결국 차 선배가 함께 하게 됐는데, 처음 함께 훈련했던 것은 독일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어요. 현지에서 합류해서 같이 호흡을 맞췄고, 이어서 미국 콜로라도와 LA에서 1달 동안 전지훈련을 했죠. 그리고 멕시코로 입성했는데, 역시 훌륭한 선수였어요.

차 선배랑 같이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대체로 투톱으로 나섰지만, 저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하려고 애를 썼어요. 우선 제가 패스에 대해 자신이 있었던 것도 있었고, 차 선배의 움직임은 확실히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죠. 저도 가능하면 거기에 보조를 맞추려고 노력했고요. 경기하면서 '정말 움직임이 좋다, 좋은 움직임이 있으니까 내 패스가 더 사는구나'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좋은 파트너였다고 생각해요.

다만 함께 호흡을 맞췄던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좀 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죠.

차범근님이 독일에서 하는 축구가 우리나라에서 하는 축구랑 다른데다가 최순호님은 처음 손발 맞춰본 후배고

공통점으로 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고 하니 86멕시코월드컵에서 모습이 많이 아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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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멜다 19-07-18 18:40
   
최순호 , 유벤투스에서도 제의있었다는 얘기가..
손이조 19-07-18 18:42
   
제가 독일에 처음 갔을 때 동료들이 저에게 볼을 주지 않았어요. 분명히 달라고 했는데도 안 줬죠.

나중에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볼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가 볼을 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겁니다.
그 선수들은 움직이는 선수에게는 볼을 주지만, 서 있는 선수에게는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초창기에 볼을 많이 받지 못했죠.

===> 축구에서 패스를 받기 싫다면... 야구쟁이처럼 가만히 서서 볼 달라고 소리치는것이다.
blueuser 19-07-18 18:51
   
지금 손흥민도 국대에 오면 비슷한 것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