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불과 4~5개월 전만해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는 그리 대중적인
이름이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 초 두 선수가 맞대결을 약속하고 대한민국 땅에도 '세기의 대결'이란 표현이
나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심장이 터질 듯 기다렸던 경기는 복장이 터질 듯한 내용으로 끝났다. 판정으로 승리한 메이웨더의 얼굴은
역시 '프리티보이'다웠다. 하지만 파퀴아오의 얼굴도 깨끗했던 것은 매한가지다. 땀만 닦고 옷을 입으면
싸운 사람들인지 모를 정도였다.
복싱은 '허락된 싸움'이다. 룰 안에서 전쟁을 강요하고 그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원시적이고도
원초적인 스포츠다. 하도 잘 싸운다고 해서 싸움을 보기 위해 모였는데 잘 피하는 것을 보여주면 좋아할
이는 몇이나 될까. 이종격투기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던 복싱계는 아주 소중한 기회를 놓쳤다.
축구를 좀 아는 이들은 "이 선수의 특징은 무엇이고 저 선수는 이런 점이 좀 약하다"거나
"상대가 이런 장점이 있고 저런 전술을 가지고 나오기에 오늘은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라며 심도 있게
축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건 난 잘 모르겠고, 대체 골은 언제 터지는 거야?"라고 묻고 있다. 그들을 향해 "싸우지 않으니 골은
들어가지 않아"라고 솔직하게 답하기 어렵다. 축구 역시 공 하나를 두고 20명의 건장한 이들이 몸으로
싸우는 원초적인 스포츠다. 전쟁에 비유되는 종목이다. 그런데 싸우지 말자면서 한쪽이 가드를 한껏
올리고 있는 경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과연 그 모습을 보면서 "수비축구도 충분히 매력적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왜 지금 K리그에 공격 축구가 필요한지, 복싱이 그리고 메이웨더가
진지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50509062246682&gid=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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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팀은 좀 반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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