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심한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원래 평가전이란 것이 정확한 우리의 위치와 전력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인데, 사실 그간 우리가 좁디좁은 아시아 무대에서만 왕 노릇하며 놀다 보니, 우리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게 된 면도 있죠. 무실점 기록도 그렇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스페인과의 유럽 원정 평가전은 우리에게 매우 좋은 약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가만 경기를 리뷰해 보니...
엄연한 실력 차가 있는 우리가 라인을 내리지 않고 스페인과 맞짱을 떳으니, 2 ~ 3점차로 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우리 선수들 대부분이 부진했고 덧붙여 선수 몇몇은 정줄을 놓다 보니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는) 대참사가 벌어졌네요.
아마 슈감독님도 이번 게임이 중요한 대회의 토너먼트였다면 이렇게 대담하고 정직하게 맞붙으려 하진 않았을 겁니다. 라인 내리고 반칙으로 흐름 끊으며 역습에 치중하며 버텼겠죠.
그럼 아마 이번처럼 큰 점수차로 지진 않았을 것이고, 또 모르죠. 운이 잘 맞아 떨어지면 비기기나 이기는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평가전이니 그럴 필요는 없었던 거고 그래서도 안되는 거였죠.
저는 앞으로도 국내에서의 별 의미 없는 평가전보다는 (주로 유럽을 무대로 하는) 강팀과의 원정 평가전 위주로 치러지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의 눈과 기대치를 좁은 아시아 무대가 아닌 세계에 둘 것이고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