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한국이 최상의 상태일 때 비기거나 한 골 차이로 지는 팀입니다.
그런데 어제 한국은
이청용 : 소속팀에서 오래 못 뛰어서 컨디션 난조로 전력에서 이탈
구자철 : 전력 이탈
두 명의 핵심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데다가
손흥민 : 발바닥 부상 여파로 폼 바닥이었다가 시즌 막판 골로 약간 올라왔으나 아직 안 좋은 상태
기성용 : 뇌진탕 부상 여파로 폼 바닥이었다가 시즌 막판 폼이 약간 올라왔으나 아직 안 좋은 상태
두 명의 핵심 선수가 컨디션이 바닥이었습니다.
게다가 원래부터 큰 문제가 있었는 수비쪽은
왼쪽 풀백은 기대했던 김진수가 감독 바뀌며 주전에서 밀려 전력 이탈한 것이 크고
오른쪽 풀백은 아직도 답을 못 찾은 상태이며
중앙 수비 두명은 곽태휘가 없을 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곽태휘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곽태휘만 믿고 있을 수는 없고 계속 젊은 수비수에게 경험치를 쌓아줘야죠.
결정적으로 골키퍼 김진현이 일정 수준 이상의 강팀과 붙었을 때 허물어진다는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김진현을 스페인전에 써 보지 않으면 김진현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김진현도 써 봐야 했던 것입니다.
결론은
어제 한국은 총체적인 난국의 최악의 컨디션이었습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붙어도 간신히 비기거나 대부분은 한골차로 지는 상대에게
최악의 컨디션으로 붙었으니 당연히 대량 실점하게 되죠.
저는 어제 한국이 스페인과 비등한 스코어를 낼 것이라 기대하신 분들이 너무 낙관적으로 기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국대가 계속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면 좋겠으나 만약 슬럼프를 겪어야 한다면, 지금 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종예선이 시작되는 9월까지 팀 전력을 추스리면 되고 본선에 가서 최상의 컨디션이 되면 되거든요. 어제 경기 대패해서 큰일이 났거나 아주 실망스러운 일인가요?
저는 오히려 스페인에게 완전히 눌려서 패스 두번도 연결 안되는 시종일관 고구마 100개먹은 답답한 경기를 할 줄 알았는데,
스코어는 시원하게 털렸지만, 의외로 어제 경기는 한국의 패스 줄기가 살아 있는 경기였습니다. 뭔가 슈틸리케 감독이 그리는 전략을 느꼈습니다. 단지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 역량 문제로 많은 골을 못 넣었을 뿐이죠.
수비의 문제점을 시원하게 드러내고 공격다운 공격을 마음껏 해본 만족스러운 평가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주요 선수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고, 수비진(골키퍼를 포함한) 문제의 답을 찾은 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대표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