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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24 14:06
[정보] 경영인의 유럽도전, 박영곤 대표 스페인 에시하 인수
 글쓴이 : 두부국
조회 : 1,600  

2016 한준의 티키타카 :: 이슈분석
경영인의 유럽 도전, 스페인 클럽 에시하 인수한 박영곤 대표


스페인 축구계에 아시아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1부)의 RCD에스파뇰과 그라나다CF는 중국 기업인이 최근 인수했다. 세군다B 디비시온(3부리그)의 사바델은 지난 시즌까지 일본 기업인이 운영해왔다. 그리고 2016/2017시즌을 맞아 한국 기업인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기반을 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미터즈 스포츠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박영곤 대표가 테르세라 디비시온(4부리그) 소속 에시하 발롬피에(Ecija Balompie)의 지분 96%를 인수한 것이다.

다비드가르시아시장과.jpg

다비드 가르시아 에시하 시장과 함께 시청에서 공식 행사를 가진 박영곤 대표. 스페인 도시에서 축구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 안달루시아의 작은 팀, 놀리토를 배출한 팀


에시하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에 위치한 인구 5만 규도의 소도시다. 안달루시아 지역은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서 꾸준히 족적을 남긴 세비야, 레알베티스, 말라가, 알메리아, 그라나다 등이 위치하고 있다. 에시하는 안달루시아의 주도 세비야나 관광지로 유명한 코르도바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에시하는 1939년 창단했고, 1968년부터 현재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68년 지역 리그에서 출발해 1987년 테르세라 디비시온으로 올라섰고, 1992년 세군다B 디비시온, 1995년 라리가2(2부리그)로 승격하며 단계를 밟으며 성장하던 팀이다. 1996/1997시즌에 라기가2에서 20위를 기록하며 세군다B 디비시온으로 강등된 이후 17시즌 연속 세군다B 디비시온에 있었다.


에시하는 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공격수 살바가 1996년 임대 선수로 잠시 거쳐간 팀이다. 에시하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선수는 현 맨체스터시티 공격수 놀리토다. 안달루시아 산루카 데 바라메다 출신인 놀리토는 에시하 지역에서 성공했고 2006년에 에시하에 입단한 뒤 두 시즌 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2008년 FC바르셀로나B로 이적했다.


에시하는 놀리토가 뛰었던 2007/2008시즌 세군다B 디비시온에서 안달루시아 클럽들이 속한 그루포4 1위를 차지했으나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라리가2로 돌아가지 못했다. 주로 3,4부리그에서 활동했으나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기반을 다지고 있는 팀이다. 2013/2014시즌에 세군다B 디비시온에서도 20위로 떨어지며 테르세라 디비시온으로 떨어졌다. 재정 악화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닥쳐 경기력이 떨어졌다.

놀리토를 바르사B로 이적시킨 당시 서류. 박 대표는 제2, 제3의 놀리토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놀리토는 2006/2007시즌부터 2007/2008시즌까지 에히아에서 프로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7/2008시즌 40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뒤 바르사B로 이적했다.


이번에 에시하를 인수한 미터즈 스포츠매니지먼트는 한국인 CEO 박영곤 대표가 운영하고 있으나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두고 주로 유럽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라이센싱, 스폰서십, 스포츠 컨텐츠 유통을 비롯해 선수 대리 업무 등 꾸준히 활동 영역을 확장해왔다. 스페인 내에서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알메리아, 에이바르 등 여러 클럽과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독일의 샬케04 등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K리그에는 전북현대가 스페인 공격수 우르코 베라를 영입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베라의 전북 적응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비롯해 추진한 모든 일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단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다양한 역할로 맡아봤다는 점은 그의 자양분이 됐다. 박 대표는 카를로 안첼로티, 루이스 수아레스 등 대형 스타 스폰서십 관련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 박영곤 대표는 왜 에시하를 인수했나


박영곤 대표의 에시하 인수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언론과 여론에도 큰 주목을 받는 일이었다. 22일 가진 에시하 인수 기자 회견에 스페인 취재진이 다수 모여들었다. 박 대표는 “지난 수년 간 축구클럽 인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번 인수를 결정하게 되었다. 협상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기에 원했던 결과를 얻게 된 거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아시아 출신 구단주의 부임은 갑작스런 투자, 그리고 아시아 선수의 영입과 스폰서십 유치 등이이슈가 되어 왔다. 박 대표의 방향성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인 구단주라는 점을 넘어 에시하의 운영 정상화와 이를 통한 상위 리그 승격을 통해 축구단의 경영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중요한 것은 우선 지역 팬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다. 에시하는 구단 운영 과정의 문제로 창단 이후 최악의 시간을 보내왔고, 팬들은 실망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아시아 출신 구단주의 부임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 ‘우리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기 어렵다. 에시하 시민 속으로 녹아 드는 것이 1차 과제다.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클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팬들과 교감을 나누는 일이다. 3부, 2부, 1부 승격과 같은 포부는 우선 클럽이 나아갈 방향성과 정체성을 단단히 한 후에 키워도 늦지 않을 것이다. 분명 스페인에는 수백 개의 클럽이 존재하고 우리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접근이 가능한 모든 클럽들을 분석했다. 마드리드 인근 클럽과는 인수계약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에시하의 경우 숫자로 환산될 수 있는 유형의 가치를 떠나, 실질적으로 우리의 목표를 차근차근 밟아가는데 뒷받침이 되어줄 무형의 가치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구단을 이끄는, 그리고 돕고 있는 사람들과 팬들의 진정성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결국은 사람이다, 모든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축구클럽의 성패는 클럽을 이루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에시하라는 작은 클럽을 인수한 것에 대해 스페인 팬들은 물론 국내 팬들 역시 그 의도에 대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에시하 팬들과 처음 소통한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솔직한 답을 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하는 걸 알고있다.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무책임하게 클럽을 떠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물론 사업은 사업이다. 그리고 클럽도 하나의 기업과 큰 다름이 없다.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내부역량을 키우고, 차별화를 통해 경쟁에서 싸워 이겨야한다. 하지만 이런 핵심적인, 그러나 동시에 진부한 이야기를 떠나 스페인 축구팀 인수는 지난 13년간 가슴속에 품어왔던 나의 꿈이었고 또 로망이었다. 이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 더 큰 꿈은 여러분의 바람인 클럽의 성장과 정확히 상동하다.”



▦ 롤 모델은 에이바르, 작은 팀이 사는 법 만들겠다


박 대표는 에시하의 롤 모델로 북부 바스크 지역의 작은 팀 에이바르를 설정하고 있다. 에이바르는 작은 인구, 작은 경기장을 가지고 라리가 무대로 올라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축구 클럽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작은 시장에 존재하는 팀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팀은 비야레알이다.


“스몰마켓 팀이 상위리그에 진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스페인에선 종종 작은 도시의 팀들이 1부와 2부에 진출하는 경우가 보인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에이바르. 미란데스, 폰페라디나 등이 또다른 예가 된다. 물론 비야레알이야말로 이런 관점에서 가장 놀라운 팀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단주의 막강한 지원이 따른다는 점에서 성격상 차이를 두고있다.”


“도시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3부 이하 리그의 클럽들에겐 관중수입이 전체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은 도시일 수록 위치한 도시 외에서의 수요 유입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클럽이 위치한 도시의 인구수가 성장 가능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클럽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아주 불가능한 일인 것만도 아니다. 에이바르와 폰페라디나의 경우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필요한 부분들은 충분히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필수적인 건 클럽 내부인원들이 강력한 비전을 함께 나누며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닐까한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라고 본다.”


에시하 발롬피에의 홈구장 ‘산 파블로’. 6000석 규모이지만 가변좌석 까지 설치하면 1만 2천명 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2006년 레알마드리드와의 국왕컵 32강 전에 가변좌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그 경기에서 에시하는 1:1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 현실적인 운영 정책 “마케팅 위한 한국 선수 영입은 없다”


관심은 자연스레 한국 축구와의 교류 부분으로 옮겨 갔다. 그 동안 박 대표가 운영한 미터즈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스페인과 한국 축구 사이의 가교가 되는 일도 많이 해왔다. “교류라는 것은 상호 간 교환 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 밖에서 보면 그걸 더 잘 느낄 수가 있다. 앞으로 클럽을 잘 발전시켜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한국 선수 영입에 대해 “물론 관심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무리하게 추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선 선수영입에 대한 결정은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구단주의 위치라고 해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만큼 감독 역시 자신의 직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경제적인 부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데, 한국의 실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려면 한중일 및 중동 클럽들 보다 더 큰 경제적 제안을 할 수 있어야하지만 스페인 클럽들은 현실적으로 그만큼의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선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이유로 많은 스페인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선수 영입을 통한 상업적 가치창출에 대해선 애초부터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한국선수들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던 혹은 보내고 있는 팀들을 떠올려보자. 그 팀들이 한국 마켓에서, 순수하게 그 선수 '덕분에' 취득한 수입의 규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 한국선수가 라리가의 중하위팀에 뛰고 있다고 해서 클럽이 얼마나 더 큰 추가수익을 얻을까? 스폰서, 머천다이징, 친선경기 등 적어도 스포츠클럽의 전통적인 수입항목들만을 놓고 보았을 때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건 그리 크지 않다.”


“요점은 그것이 한국선수 이든 혹은 또다른 제3국 선수이든 스페인 축구마켓이 통상적으로 지불하는 보상 이상의 투자를 외국선수에게 하긴 힘들다는 것이며, 따라서 경쟁력 있는 한국선수들 스스로가 기회비용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스페인 팀에서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최상위 클럽들은 지불능력이 큰 만큼 논점의 대상이 아니다.”


더불어 박 대표는 잠재력 있는 한국 유소년 선수의 영입 등 기타 다른 부분의 추진 역시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유소년의 경우는 이미 몇몇 사례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도 알고 있다시피 외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FIFA에 의해 강력하게 컨트롤 되고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도 한 아이의, 한 가족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와 혹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유소년 관련 업무는 매우 조심스럽다.”


“우선 클럽의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그림과 비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구단의 가치를 더 높여 한국축구, 한국팬들에게 가치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한국인 구단주라는 타이틀에서 지금 한국인이라는 것 보다 구단주라는 부분에 집중해서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한국인 구단주가 한국 선수의 스페인 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구단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 구단주로 축구 클럽 경영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박 대표가 관전한 가운데 3--1로 승리한 에시하. 팀내 최다골을 기록 중인 공격수 후안 델가도 (두 번째 사진 파란색)


▦ 경영인으로 유럽 축구 도전장,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이정표


박 대표는 한국 선수 영입 보다 에시하 팬들이 열망한 자체 육성 스타 배출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가지 목표가 있다면 스페인 대표팀 선수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일 것이다. 현재는 놀리토(맨체스터 시티)가 에시하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대표팀 선수로 뛰고 있다. 앞으로 우리 클럽 출신의 더 많은 선수가 스페인 대표로 뛰는 모습을 보고싶다. 지금 미추가 오비에도에서 뛰고 있듯, 상황이 뒷받침 된다면 놀리토가 고향팀에서 은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지만 지역팬들에게 큰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 대표는 거대 자본가는 아니다. 에시하 인수를 위한 금액을 미터즈 자체 자본으로 조달했으나 당장 큰 선수를 영입해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박 대표는 투자 규모에 대해 “정확한 규모를 얘기하긴 어렵다.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해서 크게 두가지 목표를 두고있다. 첫째, 현재 다소 복잡하게 얽혀있는 클럽의 재무상태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벽하게 정상화 시키는 것. 둘째, 클럽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매출로 비용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투자의 규모, 시점은 이 둘이 선행된 후에 정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또다시 에이바르의 예를 들지만 올해 초 동 클럽 관계자와 점심식사를 할 때 클럽이 '전년도' 수익을 '올해' 투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힘겨운 경쟁을 해야했지만 에이바르는 라리가에 연속해서 잔류했다. 스몰마켓 클럽도 상위리그에 정착하고 동시에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예다. 적어도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다. 물론 에이바르는 바스크 지방에 위치해있고 에시하는 안달루시아에 있고, 이런 지역적 차이가 공평한 비교를 어렵게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어찌됐든 투자는 그것이 절실히 필요 할 때, 그리고 투자 이상의 가치창출이 가시적일 때 투입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박 대표의 에시하 도전이 가능해진 이유 중 하나는 스페인 프로축구의 중계권 배분 방식 개혁이다. 라리가1과 라리가2는 중계권 계약을 단체로 맺고 성적과 인기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독식하는 구조에서 탈피했다. 라리가2 소속 팀들도 중계권 수익 총액 중 10%를 배분 받게 된다.


“이제 TV중계권료의 클럽별 배분이 예전에 비해 하위팀, 하부리그팀들에게도 좀 더 큰 비중이 주어지는 바 이 역시 지켜보아야 할 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2~3시즌을 차이로 2부 리그 클럽들의 년간 예산규모가 두배 이상 뛰어오르게 된다. 1부 하위팀들도 적지 않은 규모의 예산 증대가 이루어진다. 그만큼 시장내 거품도 커질 수 있겠지만 경쟁자들(다른 리그들) 대비 구매력 증가폭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4부리그에 머물러 있는 에시하는 아직 중계권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목표는 차근차근 승격을 하면서 구단 규모를 키우는 일이다. 박 대표는 구단주로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고려했고, 에시하는 박 대표가 노하우를 쌓으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팀이었다.


“경제적인 부분도 결정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이 사실이다. 유럽의 중소리그의 경우 1부는 아니더라도 2부리그 클럽들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투자로 인수를 할 수가 있다. 인수 후 똑같은 노력을 투자한다면, 또 운도 함께 따라준다면 1부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 즉 하나의 카테고리만 올라가면 소속리그의 최상위 카테고리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명확하지 않았다. 중소리그 1부의 팀,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팀을 인수하긴 어려울테니 중소규모의 클럽이 될 것인데. 과연 이 클럽을 1부에 올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지식이 짧다는 부분도 될 수 있는데 어찌됐든 이런 이유로 타리그 클럽들은 고려에서 일찌감치 제외를 시켰다.”


“하지만 이는 실상 스페인팀을 인수해도 팀이 적어도 2부까지 올라가지 않는 이상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중소리그의 2부 클럽을 인수해서 1부로 올리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페인 클럽을 2부까지 이끈다면, 그리고 라리가까지 진출한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거란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큰 즐거움과 성취감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더 어려운 길이 될 수 있을지라도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결정을 주저할 필요는 없었다.”


에시하는 박 대표가 부임한 뒤 처음 경기장에서 지켜본 서부 안달루시아 지역 10라운드 경기에서 과달카신에 3-1 완승을 거뒀다. 10경기에서 6승 4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승점 22점으로 선두 아르코스에 2점 뒤진 3위다. 승격을 기대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에시하의 뒤에 레알베티스B가 승점 21점으로 4위, 세비야C가 승점 17점으로 6위에 올라 있다.


물론 더 높은 무대로 가기 이해선 능력 있는 선수들의 추가 영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현재 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후안 카를로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세비야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챔피언스리그도 뛰었던 만큼 큰 그림을 그리는데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었다고 본다. 감독이 원하는 부분을 잘 수렴하여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구단 운영 규모에 맞춰 전력 보강 작업도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꿈에 그리던 구단주 취임식 기자회견 현장 (우측 박영곤 대표, 좌측 미터즈 법무이사 트리가스 페레스)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축구 선수와 축구 감독을 비롯해 축구 산업에서 종사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을 꿈꾸지만 그 중 최고봉은 아마 구단주일 것이다. 박 대표는 “2004년 1월부터 구단 인수에 대한 꿈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때 처음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을 여행했다. 이미 이전부터 축구를 좋아했지만 더 확고한 꿈으로 키우기 시작했던 게 그때부터였다. 암스테르담 거리를 걷다가 만난 한국인이 PSV 투어 및 경기관람을 위해 꽤 많은 돈을 들였다는 얘기를 했었다. 참 부러웠었다. 나는 마드리드로 넘어와 큼지막한 백팩을 메고 한시간 비를 맞으며 걸어 비센테 칼데론 입장권을 샀다. 20유로, 토레스를 볼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꿈이라는 것이 항상 변동없이 한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것만은 아닌 것도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랬고, 지난 13년의 시간 동안 중간중간 다른 목표를 삶의 이정표로 세우기도 했었다. 돌이켜 보면 후회가 되는 일들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나에게 가장 큰 설레임을 주는 일은 바로 축구였고 그 중에서도 구단주가 된다는 것이 나의 궁긍적인 목표가 되어주었다. 지금 인수를 하게 된 팀이 큰 클럽이 아니라서 기쁘다. 왜냐하면 앞으로 키우고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많고 이는 그만큼 더 명확한 삶의 목표들을 내게 주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삶의 목표, 혹은 꿈 그 자체를 가질 수 있는 것만도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있다.”


학부 시절 스페인어를 전공한 박 대표는 자연스레 스페인 축구의 매력에 빠졌고, 미터즈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스페인 마드리드에 설립한 뒤 줄곧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다. 에시하를 인수하며 스페인 축구계에 한 발 더 깊숙이 진입한 박 대표의 도전은 한국 축구계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다. 올해는 에시하가 2부리그에서 강등된 지 20년째 되는 해다. 에시하의 2부 복귀, 그리고 사상 첫 1부 승격이라는 꿈이 이뤄진다면 스페인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 될 것이다.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431&aid=000000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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