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무리가 있다고 말하는게 이상한데요.
올해 성적만으로 한정한다면 손흥민이 훨씬 위입니다.
차붐은 팀에서 신뢰를 받고 풀출전해서 그정도 골을 넣은거고
손은 출전시간도 별로 보장받지 못했는데 저정도 골을 넣은겁니다.
뭐 스포츠 선수란 장기적으로 꾸준해야 한다는점에서는 아직 손이 차붐을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올해만 따지면 이미 넘었다고 봐도 되고 이정도로 몇년 꾸준히 해준다면 말할것도 없지요.
그리고 그런 식의 상대적인 조건들을 따지면
차범근때의 분데스리가는
2게임에 1골 페이스만 기록해도 세계적인 선수였어요.
지금은 그런 클래스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보통
3게임에 2골 페이스 이상을 기록하거든요.
그만큼 득점자체가 그때와 비교해서 많아졌어요
손흥민은 게임수로 따져도 출장시간으로 따져도
거기에는 아직 못 미쳐요.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독일 최고 공격수 계보를 잇는 클린스만이 85-86시즌에
16골을 넣었어요.
그 시즌에 차범근은 17골을 넣으며 득점 5위를 기록했죠.
윗분 말씀대로 풀출전을 못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지금도 차별과 편견으로 손해를 본다는 얘기를 하는데,
차붐이 활약하던 시절은 차원이 달랐어요.
지금처럼 아시아 선수 영입단계에서 짭짤한 중계료, 티셔츠 판매, 스폰서, 광고 등을 기대할 수있던 때도 아니었고,
아시아 출신 선수의 성공 사례가 없었기에 기대치 자체가 없었으니 출전기회를 얻기가 훨씬 힘들었죠.
지금이야 박지성 선수와 같은 선례가 있고 상업적인 이용가치도 없지는 않으니
몇게임 잘 못해도 가끔 한번씩 중요도가 덜한 경기에 교체 출전정도 시켜주면서
지켜보는 경향이 있지만, 차붐 시절에는 철저히 자신의 실력만으로 기회를 따내야 했어요.
당시엔 인종차별이 훨씬 더 심했고, 독일에 거주중이었던 한국인들이 무시당하며 서럽게 살던 때였어요.
하지만 차붐의 활약으로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며 독일내 한국인 노동자들이 차범근에게 고마워 했었고, 또 한번은 독일의 신문 전체 페이지가 한글로 장식된적도 있었어요.
독일에서 차붐을 귀화시키고 싶어했다던 일화도 잘 아실거에요.
손흥민의 위상은 어떤가요?
선배들이 터를 잘 닦아놓은 이후에, 나름 상업적인 이용가치가 높아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등에 업고서도 풀출장을 핑계로 대기엔 너무 배부른 소리 아닌가 싶네요.
말씀대로 손흥민의 실 성적이 더 낫다한들,
맨땅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일궈낸 사람과 비교할 일은 아닌 것 같네요.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험난한 시절에 당시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신뢰를 얻고 풀출장을 따낸 것 자체가 대단한거라고요.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예전에 손흥민이 몸담았던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당시 최고 대회였던 UEFA 컵에서 모두 우승시킨 주역이었죠.
함부르크는 열차 역에 역대 '레전드 11명'중 한명으로 차범근 전신 사진을 붙여놓을 정도로
여전히 그를 최고의 선수로 기억하고 있고,
레버쿠젠은 차범근 영입전에는 최약체에 자금 상황도 몹시 좋지 않았던 팀이었으나 이후에 강팀으로 올라선바 있죠.
말씀하신 꾸준함도 정말 어려운 일이랍니다.
37세까지 1부리그 주전으로 버티는 것조차 어려운 일인데, 선수생활이 끝났다 싶을정도의 큰 부상을 당하고서도 꾸준한 기량을 유지했던 차범근과 아직 한창 젊은 나이에 잘하고 있는 손흥민을 단지 골 개수만으로 비교하기엔...
지금과 1980년대의 리그 골수을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지요. 당시 차범근이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축구스타였던걸 비교만 해보셔도 지금의 손흥민과는 큰 차이가 있는걸 아실텐데요. 특히 1980년대는 분데스리가가 유럽최강리그로 군림하던 시기이고요.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 37세까지 뛰며 전설로 남은 선수이고 손흥민은 이제 겨우 25세입니다. 앞날이 창창하긴 하나 아직까지는 차범근을 뛰어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풀타임 출전이야 말로 팀의 핵심 선수라는 반증 지금의 손흥민은 포메이션 바뀐 뒤로 케인에 이어서 두번째 공격카드인 선수죠 엄밀히 따지면 팀의 에이스와 로테이션 맴버 정도 차이라고 보면 돼요 그렇다고 손흥민이 못 한다는게 아니라 지금의 폼을 최소한 5년은 보여줘야 차붐 클라스에 비벼 볼 만하다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