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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2 17:18
[펌글] 한국 유소년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글쓴이 : 싸커보이
조회 : 703  

1. 훈련 방식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여러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문제를 기술, 기본기의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술, 기본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체력, 전술, 판단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판단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본인'과 '공'만 있는 상황에서는 자유자재로 기술, 기본기를 잘 발휘하는데
정작 '본인', '공' 이외에 '같은 팀 선수들', '상대팀 선수들'이 추가되어 있는
실제 축구 그라운드 위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공은 잘 다루는데 축구를 못한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도 없는 것이 축구는 혼자서 공만 잘 다룬다고 잘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랬으면 혼자서 공 하나는 기막히게 잘 다루는 축구 프리스타일리스트 우희용이 메시 노릇을 했을 것입니다.

축구는 엄연히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공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수 많은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따지고 보면 본인이 공을 점유하고 있는 시간보다 그러하지 않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더 많으니
본인이 직접 공을 잡고 뭘 해야할지 판단하는 시간보다는
다른 선수가 공을 잡고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판단력이 부족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학원축구계의 폐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마 축구팬이라면 '학원축구계의 승리지상주의 때문에 선수들의 창의성이 결핍된다'라는 말을
한두번쯤은 다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텐데 그것이 그냥 나오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2009년 초중고 주말리그 도입으로 그나마 과거에 비해서는 승리지상주의가 덜해진 편이지만
여전히 승리지상주의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길게 10년을 보는 K리그 유소년팀들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각개전투를 하는 학원축구팀들은
당장 성적을 잘내서 상급 학교로 선수를 제대로 진학시키지 못하면
지도자 본인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도자는 승리에만 초점을 맞춘 전술에 선수들을 어거지로 끼워 맞추고
이것을 잘 이행하도록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개인기 한번 쓰다가 감독에게 싸대기 쳐맞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성적이 곧 본인의 밥줄이니 본인의 의도대로 잘 되지 않으면 선수들에게 폭언, 욕설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초중고 주말리그 3대 캠페인 중 하나가 '폭언욕설 금지'이니 여기서부터 이미 안봐도 비디오인 것입니다.

상황이 저러니 학원축구팀에서 뛰는 선수들은 당연히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감독 말이 맞든 틀리든 일단 철저히 감독이 시키는대로 해야 본인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서
상급학교로 진학을 할 수 있든 말든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10년 내내 거치다보면 선수들의 판단력에 제약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러한 학원축구계의 폐단은
지도자들이 지도 방법을 모른다거나 인성이 정말로 악마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학원축구계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즉, 학원축구를 타파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유소년시스템이 클럽축구 체제로 확실하게 전환되어야 합니다.



2. 3년 터울의 유소년시스템을 타파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의 경우 학원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학원축구팀들의 경우 그 구조적인 특성상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 하에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U12(초등학교), U15(중학교), U18(고등학교) 등 3년 터울의 유소년시스템이 형성된 상황입니다.
(당장 초중고 주말리그를 보더라도 초등리그, 중등리그, 고등리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3년 터울 유소년시스템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중1, 고1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사실상 1년을 허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유소년 시기의 경우 1살만 차이가 나도 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중1, 고1 선수가 각각 중2~3, 고2~3 선수들을 상대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정말 특출나게 실력이 뛰어난 경우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

선수는 훈련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은 뒤 그것을 실제로 써먹어야 더 발전할 수 있는 법인데
고학년들에게 밀려서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기량 발전에 있어서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1번도 아니고 2번이나 저런 식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학원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이 높은 현 상황 하에서는
유소년시스템 전반에 걸쳐 있는 3년 터울 체계를 대대적으로 타파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면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 내에서 질적 비중이 상당한
K리그 유소년팀만큼은 이러한 학제의 틀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형식상으로는 별개의 학원축구팀 형태로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같은 K리그 구단 산하에 있는 유소년팀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K리그 유소년팀에 한해서라도 중간에 징검다리(U16 리그)를 하나 더 만들어서
3년 터울 체계를 2년 터울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몇년 전부터 U16 리그 신설을 통해
K리그 유소년팀만이라도 2년 터울 체계로 전환하자고 주장한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다행스럽게도 올 시즌에 프로연맹이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를 출범했습니다.


다만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의 출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프로연맹은 지금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를 U17 리그로 활용하고 있는데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는 U16 리그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2년 터울의 체계로 전환하여 중간에 나이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일이 없어집니다.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는 초중고 주말리그와는 아예 별개의 리그이기 때문에
규정상 R리그처럼 선수 기용에 있어서 상당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고1 이하의 산하 유소년 팀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 가능하도록 제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소한 당장 K리그 유소년팀들에 한해서라도
유소년클럽리그(U10 리그) - 초등리그(U12 리그) - 중등리그(U14리그/제도상 U15리그)
- K리그 주니어 저학년리그(U16리그) - K리그 주니어(U18 리그)로 이어지는
2년 터울의 5단계 유소년 리그 체제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유소년시스템 전반에 걸쳐 2년 터울 체계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유소년시스템이 클럽축구 체제로 확실하게 전환되어야 합니다.



3.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 제한을 타파해야 한다.
기존에도 게시물을 작성한 바 있듯이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은
근로기준법 때문도 아니고, 상급 기관 규정 때문도 아닙니다.
바로 학원축구계와의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처럼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이 가능해지면 학원축구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처럼 유망주들이 중졸 직후 K리그 구단에 입단하게 되면 학원축구계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2000년대 초중반과 달리 자유선발제를 악용하여 막대한 뒷돈을 챙기기도 어렵습니다.
그 당시에는 K리그 유소년시스템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K리그 유소년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학원축구계 입장에서는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 제한이 해제되면
그야말로 본인들 입장에서는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는 일 밖에 안남은 것인데
문제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의 양적 비중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집단이 바로 학원축구계이니
축구계에서도 당장 이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도 8인제 축구, 25인 로스터 제도 등 유소년 축구 정책들과 관련하여
학원축구계가 KFA, 프로연맹 등의 최종 결정에 입김을 행사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009년 이후에는 정부가 학원체육의 선진화를 명목으로 초중고 주말리그 도입 후
각 경기 단체들에게 초중고 주말리그 개최 목적으로 특별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학원축구계 뿐만 아니라 정부와도 대화도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 제한을 타파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임시적인 차원에서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등록을 '형식상으로라도 허용하는 방식' 등 우회책을 통해
당장 FIFA룰상의 소유권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축구계의 입장을 고려함과 동시에 K리그 구단이 유소년 선수에 대한 소유권만큼이라도 확보함으로써
제2의 황희찬 사건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호간에 적당한 선에서 좋게 좋게 타협을 보고 급한 불은 끌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 제한을 타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유소년시스템이 클럽축구 체제로 확실하게 전환되어야 합니다.



4. 궁극적으로 클럽축구가 학원축구를 대체해야 유소년시스템이 더 발전할 수 있다.
당장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원축구계가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의 양적, 질적 비중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말 프로연맹 이사회 결의에 따른 K리그 유소년시스템 구축 의무화,
축구 선진국으로부터의 문화 유입에 따른 클럽축구팀의 등장에 힘입어
클럽축구 비중 상승 등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K리그 유소년팀들이 학원축구팀들을 대신하여 유소년시스템 내에서 높은 질적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K리그 구단들이 학원축구팀에 비해 당연히 자금력이 압도적이니
전국적인 유망주 스카우트를 통해 우수 자원들을 잘 확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대거 등장한 클럽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고
학원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은 과거에 비해서 많이 감소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학원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이 큰 상황이지만 말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은 구태적인 학원축구와 선진적인 클럽축구가 공존하는
과도기적인 체제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 발전에 있어서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학원축구계가 위축되고
구조적인 융통성이 큰 클럽축구계가 성장한다는 것은 곧 유소년시스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하니 말입니다.

다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여전히 학원축구팀들의 양적 비중이 크며, 질적 비중도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K리그 유소년팀이 더 확장을 하든, 사설 클럽축구팀이 학원축구팀을 더 확실하게 대체하든,
결론적으로 클럽축구가 학원축구를 확실하게 대체해야 유소년시스템의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K리그 유소년팀이 추가 확장을 하는 것입니다.
FC서울의 FOS(Future of FC서울) 등 K리그 유소년팀에는 육성반 뿐만 아니라 보급반도 있는데
육성반은 육성반대로 선수 육성에 최대한 집중하면서,
보급반은 보급반대로 축구와 청소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보급반에서 최대한 많이 회원을 확보한 뒤, 잘하는 선수들은 육성반으로 흡수하면 되는 것이고
선수로서의 자질이 없어서 끝내 육성반으로 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축구 관련 종사직으로의 진로를 유도하거나,
학업 병행 등을 기반으로 다시 사회에 돌아가더라도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K리그 유소년팀이 아니라 사설 클럽축구팀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대한민국 유소년시스템이 확실하게 클럽축구 체제로 전환되면
본문에서 언급한 3가지의 큰 문제점들을 한 큐에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클럽축구팀들이 학원축구의 폐단을 없앰과 동시에
선진 유소년시스템을 유입하기 위해 등장한 팀들이니 학원축구의 승리지상주의를 가볍게 타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제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니 U10, U12, U14, U16, U18 등 자유롭게 2살 터울 적용이 가능하며
구태적인 학원축구계 때문에 실시하지 못했던 미성년 선수들의 K리그 입단 제한 또한 폐지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원축구와 달리 선수들의 경제적인 진입 장벽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돈이 없어서 축구를 못하거나, 도중에 그만두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학업 병행 등을 기반으로 선수로서 실패하더라도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학원축구에서는 실패하면 속된 말로 뚝배기가 텅 빈채로 사회 적응이 어려워지는 큰 리스크가 있었는데
그러한 리스크들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이 구축되면 단순히 유소년시스템의 육성 수준을 발전하는 것을 넘어서
축구 저변 확대 측면에서 보더라도 더욱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비해 진입 장벽,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 모두 최소화되어
유소년 축구의 양적 규모를 확대하기에도 용이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양적 규모가 확대되어야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아무튼 지난 10년간 구태적인 학원축구 중심의 유소년시스템이 과도적인 유소년시스템으로 발전했으니
향후 10년간 과도적인 유소년시스템이 선진적인 클럽축구 중심의 유소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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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라 17-06-02 17:28
   
학원축구의 폐단을 읍애고 클럽시스템으로 갈려면 사회시스템부터 바꿔야합니다.
이게 어려우니 문제인거죠. 부모들의 진학에 대한 갈망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유소년 지도자들도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축구매냐 17-06-02 18:34
   
존경하는 사유라님.테클은 아니고 옥의 티. 읍 이 아니라 "없"으로 단어수정부탁
사유라 17-06-02 17:40
   
학원축구에서 클럽축구로 갈수 읍는것도 만약 클럽축구에서 붕떠버리면 부모입장에서는 속터지죠.
근데 학원축군느 어떻게든 이겨서 위로만 올라가면 축구로 밥벌어 먹는 일은 어렵지 않으니
부모들은 어떻게든 결과를 내길 바라고 결과를 내야하니 유스감독들은 애들 창의력을 죽이고 빠따휘두르는거죠
학원축구가 클럽축구로 이행되는게 느린게 전 이런 사회적 문제때문에 부모들이 별로 원하지 않는것도 크다라고 생각해요.
팔복 17-06-02 17:58
   
골든에이지가 다음에 영재축구도 나오고 있음 .. 완전히 일반고와 사랍고 갈등처럼 변해가고 있는게 안타깝네요.  제일 핵심은 대학축구가 문제
도배시러 17-06-02 18:00
   
유소년의 문제는 축팬의 문제와 동일함.
유소년의 성장 보다는 성인축구수준의 완성형을 요구하는 축팬이 아주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