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술이 좋은 테크니션이라는 것은 맞지만 제공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월드컵 때 헤더골을 넣었을 뿐이죠.
그래서 월드컵만 본 사람들은 안정환이 헤더 머신인줄 아시더란...
사실 헤더 머신은 커녕 제공력이 좋은 편에 속하던 선수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공력에서 취약점을 가지고 있던 선수였죠.
안정환의 프로 통산 기록이나 리그 플레이를 챙겨보셨던 분들은 그가 헤더 플레이를 거의 기피하다시피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은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서 J리그에서 플레이할 당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 과정에서도 잘 나왔었습니다.
대략적으로 기억하기로 당시 일본에서 끊임 없이 받던 인터뷰는 크게 2가지로, 반지 세레모니와 안정환을 가리켜 헤딩력이 우수한 선수라는 식의 칭찬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언제나 안정환의 답변은 대부분 헤더 플레이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것과 반지 세레모니는 특별한 날에만 한다는 뉘앙스였었습니다.
안정환을 지금 시대로 대입하자면
손흥민이 월드컵 본선에서 헤더로 2골 넣고 나서 은퇴후에
사람들이 손흥민을 가리켜 헤더 머신이었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과 동급입니다.
손흥민이 뛰어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헤더 머신은 아니죠.
헤더를 기피하던 선수가 은퇴 후에 헤더 머신으로 둔갑을 해버렸으니 본인도 뻘줌하고 그 선수의 리그 경기를 챙겨봤던 팬도 뻘줌한 상황.
기분 나쁜 소리는 아니라 반박 하자니 영웅을 깎아 내리는 것 같고
괜히 사실을 밝혀 욕 먹자니 입 닥치고 있어야만 할 것 같지만... 에라 모르겠다입니다.
부산시절 안느는 머리띠 때문에 헤딩 안한다고 욕 꽤나 먹었죠..
당시에는 빅 앤 스몰 조합이나 새도우 스트라이커가 유행었던 지라.. 새도우 스러웠고요...
본인의 롤모델은 같은팀의 김주성이었고.. 한국에선 테크니션으로 불린 독특한 스트라이커죠.
이태리로 가서는 오히려 좀더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면서..헤딩력을 갖췄구요..
그때가 가장 좋았고.. 블랙번으로 가서 전방에서 경쟁을 했어야 했는데..
장점은 문전에서 침착성과 반박자 빠른 슈팅이죠. 몸싸움 기피도 이태리에서 많이 달라졌구요..
하지만 분쟁 이후 일본으로 가면서 세리에식 판타지스타 놀이에 좀 빠진 경향이 있어서...
더 화려해졌지만 예리함이 무뎌졌죠..
손흥민하고는 전혀 다르죠.. 손은 호날도 같은 반대발 포워드로 전형적인 7번 플레이어고..
안정환은 애초에 유베의 판타지스타인 델피에로처럼 10번 플레이어 성향이 강했어요.
판타지스타들은 자기가 팀의 중심이며 토티처럼 원클럽맨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죠.. 차라리 프리미어에서 직선형 스트라이커로 9번 경쟁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