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술과 지휘의 실패
이번 챔피언십 3경기를 돌이켜보았을 때 김상호 감독의 전술은 매우 일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방 포백라인을 튼튼히 하고 공격라인의 개인전술로 승부를 낸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전 후반에만 이 전술이 통했습니다. 왜일까요?
1)전술의 기초_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했는가?
베트남,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가 속한 C조는 대회 시작 전부터 죽음의 조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도 경기를 보면서 알 수 있었지만 각 팀들은 비교적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고 키플레이어들도 나름 이름값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앞서 말한 기본전술 외에 상대팀, 키플레이어에 대한 대응 전술이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오늘도 일본의 모 선수에게 자칫 해트트릭을 허용할 뻔 했지요?
2)사라진 미드필더_능력부족인가?
설태수, 이정빈 선수 등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했습니다. 이들의 경기력은 팀 경기력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백승호 선수는 아예 평가를 할 수 조차 없는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구요. 제 생각은 이들이 경기를 조율할 역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너무 성급하게 공격진으로 공을 전달하다가 차단 당합니다. 공격 시에 수비진을 끌려 간격을 조정하게하거나 속공 시에 공격진의 배후를 지원하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다가 체력만 소비합니다. 미드필더가 명확한 전술적 인식이 없으면 팀도 이도저도 아닌 팀이 됩니다. 아쉽게도 제게는 그런 것이 안보이더군요. 개개인의 기술적인 능력은 괜찮다고 봤습니다.
3)선수교체와 전술변화
축구 경기는 경기 중 3명의 선수교체와 포지션 변화로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승리의 열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축구팬들의 눈높이에도 맞추지 못한 가장 실패한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김신 선수입니다. 기본적으로 사이드 라인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가 아닙니다. 선발 혹은 교체시마다 왼쪽에 위치했습니다. 자신도 죽고 팀도 죽었습니다. 김건희<->김신, 서명원<->심제혁<->김영규 이런 패턴이어야 로테이션도 되고 선수도 살고 팀도 살 수 있었습니다. 포메이션 조정하는 문제는 다른 분들도 많이 말씀하셨기에 생략합니다.
4)티키타카?
이번 대표팀은 경기 주도권에 비해 유독 슈팅 수가 적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공격지역 페널티 에리어에서 수적으로 훨씬 열세인데도 패스를 하다가 볼 소유권을 뺏기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중거리 슛도 별로 없고요. 음, 제가 봤을 땐 이건 선수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전술로 죽여놓은 것 같네요. 모두 골 욕심이 장난 아닌 선수들인데 슛을 아끼라면....
<결론>
쓰다보니 길어져 마무리도 못하겠네요. 어쨌던 이번 U19는 과정도 실패, 결과도 실패, 더더욱 아쉬운 건 경험을 통한 선수육성 실패도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A대표팀에서도 경험했다시피 실패를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연령대별 대표팀에도 인맥축구, 나눠먹기, 경력 만들기 등이 없는지 살펴보고 도려내고, 새로운 청사진을 세우고 집을 다시 지어야하지 않겠습까?
**이번 U19황금세대는 잠시 똥으로 도‘똥’되었다고 생각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