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발언도, 이영표의 발언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이유는
대한민국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였다면
우리가 십여년 만에 다시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였다면
3전전패로 광탈할 것이 뻔하더라도 대표팀을 열렬하게 응원했겠죠.
축구팬들이 대표팀을 조롱하는 이유는
축구에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고, 축구를 즐길 줄 몰라서도 아닙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면서
도무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이
이번 월드컵도 "부족한 실력을 정신력과 체력으로 버티자"는 식이면
축구팬으로서 욕을 안 하면 더 이상하다고 봅니다.
지난 36년 동안 꾸준히 월드컵에 진출한 자칭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직도 3전전패로 광탈을 걱정할 수준이라는 것이 축구팬의 입장에서 참담한 것이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남지 않을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표팀이 의외의 좋은 성과를 거두면 냉정하게 돌아섰던 팬심도 금세 뜨거워지겠죠.